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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괜찮다. 하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서울성모병원 황태곤 원장[사진]이 현재 느끼는 감(感)이 이보다 더 정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황태곤 원장은 덧붙여 “예전보다 교수들 마인드가 진취적이고 노력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듯 하다”며 “이런 것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병원 경쟁력의 원천(源泉)”이라고 말했다.
"교수들 마인드 진취적이고 노력하는 분위기로 전환"
황 원장은 “병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교수들의 무브먼트(Movement) 라고 본다”며 “이런 측면에서 교수들의 생각과 행동이 앞으로 병원 발전과 직결되는 만큼 바람직스럽다”고 덧붙였다.
황 원장이 이런 생각을 갖는 데는 연유가 있다. 전반적인 병원계 사정이 여의치 않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지만 투입 원가 대비 실적 등이 좋지 않다. 환자 쏠림현상이 사회 문제로 지적됨에도 불구하고 빅5 병원 간 경쟁은 흡사 전쟁터에 비견된다.
한 때 병원계에서는 속설처럼 빅5 중 어디가 떨어져 나갈 것인가 라는 물음이 회자되곤 했다. 답변은 거의 예외 없이 가톨릭으로 귀결됐다. 황 원장도 인정했다. 그런 위기의식이 가톨릭의료원 내부에서도 감지됐고 이후 대규모 병원 신축이 결정됐다. 그 중심에 황태곤 원장이 있었다.
2009년 3월 새 병원이 완공됐고 3년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병원은 새로운 미션을 갖고 빅5 반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강남성모병원 마지막 원장이자 서울성모병원 초대 원장으로서 6개월여 임기를 마쳤던 황태곤 원장. 그런 그가 작년 9월 다시 서울성모병원 수장을 맡았다. 백의종군 심정으로 그의 결연한 의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원장에 재임명된 후 일산 집에서 새벽 5시30분 출발, 6시경 병원에 도착하는 황태곤 원장은 “반포대교를 건너면서 위용을 갖춘 서울성모병원을 보면 가슴 뭉클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체 직원들 소통 기반으로 이해하고 화합"
황 원장은 재임 후 무엇보다 소통(疏通)에 주안점을 뒀다. 그는 “교수를 비롯해 만나는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알리고자 노력한다. 아랫사람들은 물론 윗사람에게도 생각하는 바를 명료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나한테 정년이 3년 정도 남았다. 무슨 욕심이 있어 몸을 사리겠냐. 병원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할 말을 하면서 보직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통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그는 직접 실천에 나섰다. 황 원장은 부임 후 직원들하고 매일 아침 7시 미팅을 가졌다. 강남성모병원 시절에 비해 직원이 거의 두배 늘었는데 간호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하곤 얼굴을 맞대 봤다. 생일인 파트장에게는 편지까지 직접 써서 보낼 정도로 애착을 보였던 그도 요즘은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실제 기자와 인터뷰가 이뤄진 날도 직전까지 회의로 꽉 차 있었다. 그의 소박한 바람은 가끔 편하게 병원 내부를 거닐고 싶은데 그럴 짬이 없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새 건물 짓는데 예산이 많이 소요돼 개원 초기 긴축 재정을 펼쳤지만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원 경영이 많이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부채 역시 많이 줄어 부담이 덜어졌다.
황 원장은 “서울성모가 빅5 병원에 들어 있는 것이 사실 영광이고 앞으로 이를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황 원장은 중간급 규모의 건물을 지어 특성화 센터를 집중화시키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그는 “사실 병원장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나는 이 병원이 미래 지향적 차원에서 더 잘되는 구상을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생각은 어디까지나 병원장으로 지닌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 원장은 이런 방향과 더불어 정부 방침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의욕도 내비쳤다. 빅1, 2 병원에는 뒤지지만 서울성모 규모에서는 상당 수준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원 산하 9개기관의 맏형으로서 병원이 주도하는 연구중심 지향의 플랜을 계획 중이며 역할 정립에도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차세대 인재 양성에 많은 관심과 투자"
황태곤 원장은 다시 병원장이 되면서 결심한 것이 있다. 다음 병원장이 누가 되든 후임자는 경영을 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보직 경험을 두루 접할 수 있도록 후배들을 키울 계획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황 원장이 기치로 내세워 현재 결실이 맺어진 외과 키우기, 즉 '수술 잘하는 병원' 전략도 수정될 전망이다. 그는 “이젠 저명한 교수의 외부 수혈 대신 차세대 주자들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장만 두 번째 맡은 황태곤 원장. 그는 “보직이 희생이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교수로 있을 때는 싫은 것은 안해도 됐고 좋은 것만 하면 됐다. 하지만 병원장 되니 기분이 나빠도 해야 될 것이 있고 총대를 메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여담으로 경제적으로도 좋은게 없고 오히려 조금 손해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황 원장은 “예전에는 많이 엄격했고 후배들이 어려워했다. 하지만 병원장이 되고 나서는 부드러워지고 상대방을 이해할려고 노력한다”며 “실제로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고백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소통과 공감’의 경영과 함께 수술 잘하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황태곤 원장. 그는 이런 경영 방침 토대 하에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병원’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황 원장은 “분야별 전문가 양성과 해외연수를 통해 인재육성이라는 차세대 성장동력을 키워나가면서 현재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UAE 및 미국과 함께 의료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해외환자 유치를 통해 세계 속 글로벌 병원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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