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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소속 18개 지부는 지난 6월11일부터 13일까지 병원 로비 등에서 농성을 벌였다. |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가 '산별교섭 없이 지부교섭 없다'는 표어 아래 진행하고 있는 산별교섭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사립대 및 국립대병원 등이 반대를 표명하고 있어 장기화될 전망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전국 18개 병원에서 로비와 병원장실 앞 등을 점거, '산별교섭 참가와 영리병원 반대 등을 구호로 내걸고 2박 3일간 농성을 벌였다.
이는 지난 5월 24일과 6월 7일 열린 두 차례 상견례에서 대부분 병원들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한 의료기관 140개 중 대표자를 보낸 곳은 총 26개에 불과했다.
농성 결과 산별교섭 참여의사를 밝힌 병원이 크게 늘었다. 15일까지 모두 65곳으로 농성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고 주요 농성 대상이던 18개 병원 중에서도 적십자병원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아직 산별교섭을 성사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추가로 참여의사를 밝힌 병원이 노조 내에서 주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병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별교섭 성사 키를 쥐고 있는 곳은 사립대병원과 국립대병원이다. 이중 사립대병원 소속 조합원은 약 1만6000여명으로 총 약 4만여명인 보건의료노조 노조원의 40%에 달한다.
이들은 의료원장 회의를 거쳐 산별교섭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난항이 예상된다. 일부 병원은 응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병원이 단순히 경영이유 등을 들어 불참한 것이 아니라 지난 산별교섭 진행에 따른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투쟁 대상인 서울 유명 사립대병원 관계자는 “이미 의료원장 회의에서 산별교섭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수년간 산별교섭을 진행하면서 겪은 피해가 너무 커서 그 기억을 가진 분들은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 산별협상과정에서 임금 문제를 지부협상으로 바꿨다는 점을 들었다. 가장 중요한 임금부분도 지부장회의에서 바뀌는 마당에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를 믿고 협상에 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금속노조에서 허용하고 있는 대리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점, 조합 병원 숫자가 적다는 점 등을 덧붙였다.
병원장은 연구, 진료를 하던 사람이라 교섭을 전문으로 하던 쪽에 비해 협상에 약해 노조에서 대리인 대신 병원장을 직접 나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병원에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또 보건의료노조에서 병원 요구사항을 반영했다는 보건산업 정책의제에 대해서도 "병원협회 등록병원이 1400여개인데 보건의료노조는 140여개에 불과해 정부에 공동청원을 할 산업대표로 보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고위 관계자는 "사립대병원 반대는 예상했었다"며 "병원들이 노조를 흔들려고 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임금을 지부협상으로 바꾼 것은 병원이 협상에 성실히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금속노조와 같이 사용자단체를 만들고 해당 기관 상임직원으로 둔다면 교섭전문가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올해 산별교섭을 시작하는 것이라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나가면 협상에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오는 19일에서 27일까지 각 지역별 주요 사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지부가 모여 시위를 벌이고 28일에는 총력투쟁대회를 열 것"이라며 점점 수위가 높아질 것을 예고했다.
그는 또 "응하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농성 등 투쟁이 이뤄질 것"이라며 "병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