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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전격 수용 바라보는 예비의사
30일 학생토론회, 실망·기대감 피력…"국민 인식 변화 캠페인 등 전개"
[ 2012년 07월 01일 20시 00분 ]

▲포괄수가제에 대해 의과대학 및 의전원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포괄수가제의 잠정적 수용 결정이 놀라웠던 반면, 실망감도 컸다. 도덕적 가면을 벗고, 정치적 단체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희생을 통해 다른 카드를 얻었다. 의료계의 움직임에, 먼저 다가와 제스처를 취한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포괄수가제 시행의 반대 입장을 피력해오던 대한의사협회가 제도 시행일을 이틀 앞두고 정몽준 의원(새누리당)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선 약속 이후 포괄수가제의 잠정적 수용 및 수술 연기 철회 방침을 내세우자 의료계에서는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30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서울시의사회관에서 개최한 ‘포괄수가제 학생 토론회’에서도 예비 의사들 또한 의협 행보에 대한 엇갈린 시각들을 나타냈다.

 

“도덕적 가면 벗었다” vs “더 큰 실익 얻기 위한 방편”

 

▲의대협 남기훈 의장이 포괄수가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먼저 의협 행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은 의대협 남기훈 의장이었다.

 

남 의장은 “포괄수가제의 잠정적 수용 결정이 놀라웠던 반면 실망감도 컸다. 전문가적 단체로서 해선 안 될 일을 했다고 본다”며 “더 큰 것을 얻기 위한 일보후퇴 방침이라고 해도 정치적 단체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닌지 많은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영남의대 학생회장도 “앞서 의협은 DRG 반대 방침에 있어 ‘국민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우려’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몽준 의원과 손을 잡으면서 도덕적 가면을 벗게 돼 안쓰럽다”며 “결국 ‘의료 질 저하’라는 명분이 사라져 정치색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여타 의과대학 소속 학생 임원들도 이에 공감했다.

 

연세대의대 학생회장은 “방침에 참여하기 위한 동기로서 대의명분은 매우 중요하지만 의협의 결정으로 명분이 없어진 셈”이라며 “향후 또다시 DRG 반대 움직임을 보이기 위해선 또 다른 새로운 대의명분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신의대 학생회장은 “흔히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데 일단 제도를 시행해놓고 건정심 구조개선 약속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나. 다소 성급한 수용이었다”며 “잠정적 수용보단 보류가 맞다고 본다. 의협 결정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협의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으며, 일단 노환규 회장과 집행부를 믿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고려대의대 소속 학생은 “이전 집행부의 의협은 올곧은 자세를 유지해오면서도 의사의 권익을 보장하는 행동은 보여주지 않았고 정책과 관련해서도 힘을 발휘한 적이 없다”며 “현 집행부는 아예 다른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의 결정이 정치적 노선을 타긴 했지만 의료계가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앞서 정책은 정치인 손에서 움직이는 것이고 의대생 등 의료계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지적을 들은 바 있다. 기분이 너무 나빴다”면서 “의사도 먹고 살아야하는 사람이다. 그동안 의사에 대한 희생이 강요돼온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도덕적 가면을 벗어던졌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더 좋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욕을 먹더라도 그 길을 고수해야 한다”며 “그 같은 희생을 통해 다른 카드가 생겼고 그로써 다른 것을 받아올 수도 있다. 훗날을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고려대의대 소속 학생은 “지금까지는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의사 집단에게 따라오라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번엔 달랐다”며 “정몽준 의원이 의미하는 ‘국회’ 등에서 의료계의 목소리에 먼저 다가와 제스처를 취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의대생의 순수함을 무기로 여론전 나서야”

 

▲의대협이 만든 '포괄수가제 설명 팜플렛'

또한 예비 의사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의대생만의 순수함을 무기로 하는 의대협의 활성화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의대 소속 학생은 “일단 의협이 잠정적 수용 입장을 취한 가운데 의대생들이 전면 반대할 게 아니라면, 포괄수가제 개정을 요구할 수도 있지 않겠나”며 “모양은 유지하되 세부 사항은 여러 가지로 바꿔볼 수 있을 것이다. 학생 차원에서 강하게 주장해보자”고 주문했다.

 

고신의대 학생회장도 “우린 의사가 되기 위해 배우고 있는 학생이기 때문에 우리만의 ‘순수성’을 무기로 삼고 의견을 모아, 환자들에게 제도의 장단 등을 알려나가자”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학생들은 SNS나 대국민 캠페인 등의 활동도 촉구했다.

 

한림의대 소속 학생은 “국민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명확히 판단하도록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포괄수가제 장점만 부각할 것이 아니라 단점도 명확히 제시해야할 것이다. SNS 등을 통해 주변인들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자”고 주장했다.

 

중앙대 의전원 소속 학생도 “무엇보다 국민 의식이 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의대협이 순수성을 표방하면서 환자 건강을 걱정한다는 내용의 캠페인으로서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위한 캠페인을 주최하는 등 의대협 활동의 활성화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민제기자 ym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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