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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한국의 중환자 진료체계는 실패한 것이다. 중환자실 적자를 알면서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결국 목숨을 그 대가로 지불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적자가 아니라 인력과 시설이 없어 희생되고 있는 생명이란 것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한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13일 세계 패혈증의 날에 동참하면서 기념 심포지엄을 갖고, 패혈증 조기발견과 표준화된 응급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 중환자 치료 전반에 대한 시스템 문제를 이처럼 거론, 전문전담의 배치와 수가 개선을 강력히 호소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신증수 회장은 “패혈증은 전 세계적으로 난제 중 하나이기에 각국에서 공조하기로 했다. 표준화된 진료를 통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병원들이 중환자실에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로, 신속한 조기 발견과 숙련된 의사에 의한 표준화된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서지영 기획이사는 “대형병원 몇 개가 잘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면서 “지역별로 잘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큰 치료 수준 차를 줄이지 않으면 국민들은 선진 의료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신생아중환자실과는 다르게 일반 중환자실은 ‘전담의사를 둘 수 있다’고 임의적으로만 규율하고 있어 비용부담 등의 이유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학회에서는 꾸준히 전담 인력 기준과 더불어 합리적인 수가 개선을 요구해 왔으나 번번이 현실화되지 못해왔다.
더욱이 중환자 관련 특정 전공과가 없기 때문에 의사들 간 우선순위에서도 밀릴뿐만 아니라 힘을 얻기가 어렵다.
임춘학 홍보 및 정보이사는 “2009년 아시아에서 공동 연구한 것 가운데 패혈증에 조기 대처가 가능한 전문의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생존율에서 차이를 보였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 배치가 워낙 취약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실제 한국 내 25개 대학병원 28개 중환자실 환자수 251명을 대상으로 3년간의 수치를 분석한 결과, 연간 예방 가능한 사망자가 연간 8200명 수준으로 추산됐다.
서지영 기획이사는 “OECD 국가, 의료관광을 얘기하는 이런 시대와 우리 중환자실의 상황은 너무 맞지 않는다”며 “현실화시키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청회 등을 통한 문제의식 공론화에 이어 법안 발의, 관련 법 개정 목전에까지 가기도 했으나 번번이 무산돼 왔던 만큼 이번 ‘세계 패혈증의 날’ 제정이 기폭제로 작용되길 기대하고 있다.
신증수 회장은 “중환자실 개선 문제는 일회성이 아닌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사회의 한 부분을 완전히 바꿔나가는 일”이라면서 “중환자실이야 말로 의학의 최첨단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중환자실 환자를 살려 내보내는 것이 곧 의학 전반이 좋아질 수 있는 환경 아니겠느냐”며 거듭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