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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추계 학술대회 시즌을 맞아 각 학회들의 행사 운영에 따른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기관 주최로 열리는 국제행사가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쌍벌제 시행 이후 공정경쟁규약의 엄격한 적용으로 고충으로 토로하고 있는 학회들과는 달리 정부의 경우 자유로운 상황에서 행사 준비에 나서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행사는 오는 2013년 6월 열리는 국제의료기술평가 학술대회(HTAi, International Health Technology Assessment Anuual Meeting).
이 행사는 보건복지부 산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국제 학술대회로, 지난 2011년 서울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복지부는 ‘세계 의료기술평가 권위자들이 서울에 모인다’며 국제 학술대회 유치 성공 소식을 전했으며, 1000여 명의 관련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최근 복지부가 성공적인 학술대회 개최를 위해 별도의 조직위원회를 꾸리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면서 불거졌다.
국내 의학회 주최로 열리는 국제 학술대회와 행사 비용 충당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복지부가 최근 보건의료 관련단체와 제약산업 유관단체 등에 보낸 국제의료기술평가 학술대회 후원 협조 요청에 관한 공문에는 당당하게 행사비용 내역이 게재돼 있었다.
공문에 따르면 이 행사에 참여하는 후원업체들의 부스비용은 8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현재 의학회들이 적용받고 있는 공정경쟁규약 상에는 국내행사 200만원, 국제행사 300만원씩이다.
후원 규모도 상당하다. 메인스폰의 경우 ‘3억원’에 달하고 등급에 따라 플래티늄 ‘5000만원’, 다이아몬드 ‘3000만원’, 골드 ‘2000만원’, 실버 ‘100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각 스폰서에 대한 우대 혜택도 상세히 게재했다. 가령 메인스폰서에게는 △등록가방에 공식후원사 브로셔 배포 △참가비 30명 면제 △부스내 LTE TV 제공 등의 특전을 제시했다.
플래티늄 스폰서의 경우 △학술대회 자료집 전면 광고(앞/뒤) △스폰서 증명 참가 뱃지 제공 △전시부스 제공 등의 혜택을 부여했다.
주최 측은 행사에서 제공되는 명찰/목걸이 제작부터 노트/펜 등도 모두 후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항목별 비용을 보면 △커피 브레이크 1회당 300만원, △참가자 가방 1200만원 △명찰/목걸이 제작 500만원 △노트/펜 300만원 등이다.
이번 행사의 총 예상비용은 10억원으로, 정부가 4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6억원은 등록비와 스폰서 비용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행사 내역에 대해 일선 의학회들은 벌써부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학회들에게는 과도한 규제를 강요하면서 정작 정부는 자유로이 국제행사를 치른다는 지적이다.
A학회 이사장은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며 “학회가 스폰서 도움을 받는 것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르냐”고 성토했다.
문제는 공정경쟁규약을 철저히 적용받고 있는 의학회 혹은 병원, 연구소 등의 학술대회와는 달리 정부 주도의 행사는 이 규약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때문에 부스비용과 자체부담금 등의 제약 없이 국제 행사를 치를 수 있다. 여타 학회와 같이 스폰서로부터 받은 금액의 사용내역 보고 의무도 없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공정경쟁규약은 보건의료 관련 학회나 단체에 국한돼 적용된다”며 “국가 주도 행사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정경쟁규약 내용은 알고 있지만 이번 행사와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법 테두리 안에서 공정하고 깨끗하게 행사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