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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병원계 임금 인상 '빈익빈 부익부'
서울아산·연세의료원 등 격려금…동결된 일부 병원과 대조
[ 2013년 01월 14일 12시 13분 ]

2012년은 병원계에 노사 분규가 다시 일어난 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012년 한 해 동안 산별교섭 성사를 목표로 파업을 불사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벌였고 공공운수노조 민들레분회 서울대학교병원지부 등이 소규모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연맹 산하 연세의료원, 인하대의료원 등은 파업이나 분규 없이 한해를 마무리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임금 인상률은 평균 3.0% 수준으로 병원마다 큰 차이는 없었다. 분위기는 일시금에서 달라졌다. 연세의료원과 서울대병원이 기본급 100만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서울아산병원은 기본급 대비 50%, 가톨릭의료원, 인하대의료원, 순천향대의료원 천안병원 등은 일시금 30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한양대의료원 경우 일시금은 물론 임금 인상도 이루지 못했다. 경영난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 활발…소득은 기대 못 미쳐

 

2년 보건의료노조의 유지현 위원장 등 6대 집행부는 임금단체협약보다 의료계 산별교섭을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투쟁을 벌였다.


지난 2009년 무산된 산별교섭을 재개하기 위해 협상이 시작되기 수개월 전부터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고 여러 차례에 걸쳐 노사 상견례를 진행했다.


소속 병원 중 이화의료원은 약 4주간 파업하기도 했으며 서울 5개 병원서 파업 전야제 및 간부들 순회 투쟁 등을 벌였다.


하지만 목표로 했던 산별교섭은 이루지 못했고 산별협약 형태로 바꿨음에도 경희의료원을 제외한 다른 병원과는 합의에 실패했다. 임금 인상률도 다른 병원과 비슷한 평균 3%에 머물렀다.


보건의료노조 소속 병원 중 가장 먼저 타결한 병원은 경희의료원이다. 경희의료원은 9월 총 임금 3.5% 인상과 격려금 10만원에 합의했다. 특히 내년 교섭방식에 대해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자리를 갖도록 해 2013년 산별교섭을 논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당초 경희의료원은 첫 파업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극적으로 타결에 합의했다. “노사가 어려운 시국을 다 같이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마음을 맞춘 것”이라는 평가가 이뤄졌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곳은 이화의료원. 이화의료원은 지난 9월 5일부터 10월 2일까지 28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파업 과정에서 노조 해체 전문 노무법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의료계 뿐 아니라 사회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화의료원은 결국 10월 2일 3.7%인상과 보육비 신설 등에 합의했다.


보건의료노조가 파업 등으로 강경하게 나간 것이 다른 병원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이화의료원 다음으로 파업을 준비했던 경희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이화의료원 파업이 경희의료원 교섭 타결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히 실속 챙긴 병원들

 

파업과 파업 전야제 등 긴장을 조성하며 합의에 이른 병원과 달리 조용히 실속을 챙겨간 병원들도 다수다. 연세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이 대표적이다.


병원 직원 사이에서 처우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진 연세의료원은 임금 인상률이 3.0%로 평균 수준이었지만 일시금 100만원이 지급됐다. 이 외에도 퇴직수당을 기존 통상임금 대비 60%에서 80%로 인상하고 병원 내 인력 개선 등에 합의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총액 3.3%, 교통비 2만원, 기본급 대비 일시금 50%에 합의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총액 3.0% 인상과 일시금 100만원(1월 지급)에 합의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직원 복지가 아닌 의료급여 환자 선택진료비 폐지를 안건에 올려 관철시켰다.


이들 병원과 함께 빅5로 불리는 가톨릭의료원은 임금은 3.1% 인상에 일시금 30만원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이 외에도 아주대학교의료원과 건국대학교의료원, 순천향대학교의료원, 인하대의료원 등이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아주대의료원은 임금 3.3% 인상에 일시금 20만원·보수보육비 1만원, 건국대학교의료원은 총 3.06% 인상하되 정규직은 2.56%, 일시금 2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정규직 인상분 중 0.5%는 비정규직 임금인상분으로 양보했다.


순천향대학교의료원도 3%선에서 합의했다. 천안병원 경우 격려금 30만원과 임금 총액 3.7%인상, 간호인력충원 등을 명시했다.


인하대학교의료원도 격려금 30만원과 총액 3.3% 인상, 무기 계약직 정규직 전환 기회 제공, 정기적인 인사 간담회 개최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병원 경영악화 허리띠 졸라매

 

한양대의료원, 전남대의료원, 조선대병원, 경북대병원, 고대의료원 등은 다른 병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한양대의료원은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데 노사가 모두 공감해 수당을 20% 올리는데 그쳤다.

전남대의료원은 3.0%인상과 정액급식비 2만원 인상, 신규 대졸초임 임금 정상화 등에 합의했고 조선대병원은 임금 3.5%인상과 대학직원과 동일한 보육·가족·업무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가장 최근 파업을 예고했던 경북대병원은 비정규직 대우를 개선하고 임금은 총액 대비 3.0% 인상하기로 했다. 고대의료원은 임금 3.0%인상과 인력충원 43명,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을 합의했다.

 

2013년 임금인상ㆍ산별교섭 이어질 수 있을까

 

올해 임단협 투쟁을 이끌었던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 경우 노조 의지가 확고하다. 보건의료노조는 임단협이 마무리된 지난 11월부터 3차례에 걸쳐 산별교섭 성사를 위한 노사 공동 워크숍을 열고 있으며 국회의원이 참석한 노사 공동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2012년 해당 분야 뿐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이슈를 일으켰던 금속노조 산별교섭 사례를 벤치마킹해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3년간 중단됐던 산별교섭을 다시 성사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작년 산별교섭을 이슈화시키는데 성공했으니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교섭 성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년에도 이러한 임금인상 및 협상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병원계에서 산별교섭 자체를 거부하는 입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산별교섭 자체를 받아들인 곳은 공공·특수목적 병원과 중소병원 뿐이다.


경희의료원 경우도 산별교섭 자체가 아니라 금년 교섭 형태를 논의하자는데 합의한 것이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산별교섭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금년 교섭 형태를 논의하려는 세미나 등 행사에 의료원이 참가하겠다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 사립대학교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손해만 있는 산별교섭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며 “고위층에서 논의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전체적으로 의료계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 명분이 약하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경희의료원, 이화의료원 등은 주요 사립대병원은 수년간 임금인상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처음 인상했다.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속적으로 임금인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신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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