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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생활 3일이면 멀쩡한 사람도 병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병원생활이 고되다는 얘기다. 입원 경험이 있다면 십분 공감하고도 남음이다. 병원생활의 절대 비중은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중증도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절대적이다. 개인에게 주어진 유일한 생활공간인 이 곳에서 식사도, 휴식도, 수면도 이뤄진다. 그럼에도 대다수 환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딱딱한 매트리스에 오르내리기 힘든 높이까지 불편한게 이만저만 아니다. 때문에 환자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침대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병동 일선에 전동침대가 배치되기 시작한지 오래고, 최근에는 상상초월 기능을 탑재한 트랜스포머 침대도 등장했다.
● 모터가 몇 개 ‘2012 병상수급실태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상수는 23만7274개로 집계됐다. 즉 23만개가 넘는 병원침대 위에 환자가 누워 있거나 환자를 맞을 예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 침대가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일반병동, 중환자실, 응급실 등 의료현장의 특성에 따라 각각 다른 침대가 배치돼 있다.
또 같은 병동, 중환자실, 응급실이라고 해도 병원에 따라 들여놓은 침대가 제각각이다.
기술의 진일보로 최근에는 병원침대 유형을 크게 수동형과 전동형으로 구분한다. 수동형은 성능이 제한, 사용이 불편해 환자나 병원 모두 선호하지 않는다.
등받이를 올리기 위해 경운기 시동을 걸듯 손으로 열심히 돌려야 하는 침대가 바로 수동형이다. 높이 조절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 혼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전동형 침대가 보편화 되기 전까지는 이 수동형 침대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그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실질적인 병원침대 구분은 전동형에서 세분화된다. 전동형 침대를 나누는 가장 보편적 기준은 바로 장착된 모터 수이다.
침대 모양을 조절할 수 있는 모터 갯수에 따라 1-모터, 2-모터, 3-모터, 4-모터 방식으로 나뉜다. 당연히 모터가 많이 장착된 침대일수록 고급이다.
1-모터 방식은 단순히 등받이 각도만 조절할 수 있고, 2-모터 방식은 무릎각도, 3-모터 방식은 침대 높이까지 조절 가능하다.
최근에는 침대 모양 조절 외에 향균·향습 방수형 매트리스, 작동 편의를 위한 LED판낼 리모콘, 사이드레일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는 추세다.
올해 초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의 1인실 병실료 차액이 병원에 따라 최대 4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가 나와 파문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상급종합병원 1인실이라고 모두 동일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설치된 침대는 병원에 따라 천양지차다.
병실료가 높은 것으로 조사된 병원의 경우 1인실에 들여 놓은 침대가격만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반면 병실료가 낮은 병원의 침대는 일반 병상과 같은 종류가 대다수다.
이처럼 병원침대는 그 기능과 종류별로 가격이 다양하다. 수동침대의 경우 30~50만원으로 큰 편차를 보이지 않지만 전동침대는 얘기가 달라진다.
1-모터 방식의 가장 기본적 기능에 저렴한 침대는 100만원 이하도 적잖지만 모터 수가 많아질수록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른다.
실제 일본 파라마운틴社가 제조한 중환자실 침대 ‘KA-22000 Series'는 소매가격이 무려 2만4000달러, 한화로 약 2600만원에 달한다.
미국 힐롬社의 ‘Total Connect Bed’는 2000만원, 스트라이커社의 ‘In Touch Critical Care Bed'는 180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 헌틀리社의 ‘Hospital Bed Enterprise 8000’, 대만 시그마베드의 ‘B-630A’ 등의 모델도 1000만원을 호가한다.
이들 침대에는 체중 변화를 10g 단위로 보여주는 디지털 저울, X-ray 카세트 슬리브, 좌석공기 배출, 음성 번역기능 등 최첨단 기능들이 탑재돼 있다.
워낙 고가이다보니 일선 종합병원보다는 대형병원, 그 중에서도 특실을 운영하는 곳에 주로 이런 침대들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특실의 경우 VIP 고객이 대부분인 만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으로 침대 역시 1000만원 대 이상 되는 제품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 후발주자 ‘Made in Korea’ 고가 병원용 전동침대 시장은 안타깝게도 외국 회사들이 점령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이 제품 개발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세계 병원침대 시장의 상표별 점유율은 미국의 스트라이커社가 40%로 절대적이고, 대만의 시그마베드 18%, 영국 헌틀리 15%, 미국 힐롬 15% 순이다.
국내 제품들은 아직 세계 병원침대 시장에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사정도 녹록치 않다. 수입 의존도가 워낙 높아 내수시장에서 국산이 자립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실제 2005년 30개였던 국내 병원침대 업체수는 2013년 현재 20개 남짓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생산액은 335억9100만원에서 433억5400만원으로 다소 늘었다.
산업 동향 리서치 전문업체인 밸류애드에 따르면 국내 병원침대 업체수는 연평균 -24.12%를 기록한 반면 생산액은 7.20%로 집계됐다.
병원침대 사업체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도로 전국대비 52.6%다. 이어 서울, 부산, 충북 지역으로 10% 내외였다. 사업체수가 가장 낮은 지역은 강원도였다.
이러한 시장상황은 수입업체들의 난립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전동침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병원침대 시장에 뛰어들었던 영세업체들이 자동 퇴출되는 현상이라는 얘기다.
실제 수 년간 업체수는 줄었지만 생산액은 오히려 늘어난 부분은 그 동안 영세업체들이 시장에서 차지한 비율이 크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한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아직도 국내 병원침대 시장은 수입제품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고가 제품일수록 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업체들도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중저가 상품이 주를 이룬다”며 “병원침대의 첨단기술을 따라가기는 아직 역부족인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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