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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당직법 시행 이후 30여개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등 제도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100억원 규모의 융자사업을 진행한다.
응급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의료기관들에게 저렴한 이자로 융자해 준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병원계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진 영)는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3년도 응급의료시설 개선 융자계획'을 대한병원협회 등 유관단체와 각 시·도에 안내했다.
응급의료 특성상 낮은 원가보전율로 시설 투자를 기피하는 의료기관에게 낮은 이자로 융자를 제공함으로써 응급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계획안에 따르면 이번 융자사업에는 1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기관별 융자한도액은 권역․전문응급의료센터 30억원, 지역응급의료센터 20억원, 지역응급의료기관 10억원 이내다.
융자조건은 시(市) 단위 의료기관은 고정금리 3.5%, 군(郡) 단위 기관은 1.5%가 적용되며, 5년 거치 10년 상환이다.
조건만 놓고 보면 일반 금융기관 보다 월등히 좋은 수준이지만 정작 융자 혜택을 받아야 할 병원들은 그다지 달가워 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무리 좋은 조건이더라도 응급시설의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투자하는 족족 손실이 날 수 밖에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융자를 받아 시설을 투자한다고 응급실 적자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투자에 대한 부담감만 커지는 형국”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중소병원 원장은 “현 응급의료 시스템 상황에서 단순한 융자사업은 언 발에 오줌누기”라며 “복지부는 아직도 응급실 폐쇄 병원들이 왜 속출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 응급의료시설 융자사업은 복지부가 2009년부터 매년 진행해 오고 있지만 이를 활용한 의료기관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공개한 최근 5년 간 대출실적을 보면 5년치 사업예산 380억700만원 가운데 38.8%인 147억7300만원만 대출이 이뤄졌다.
즉 233억원의 대규모 재원이 특별한 용도 없이 방치돼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정부는 2013년 응급의료기금 예산 중 100억원을 이 융자사업으로 편성한 바 있다.
응급의료시설 개선 융자사업의 주거래 은행인 농협 입장에서도 타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는 자금에 대한 원금 및 이자 상환 부담만 감수하게 돼 기회비용을 손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