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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세계 굴지의 제약사들이 잇단 실패의 쓴 맛을 보고 있다.
최근 릴리의 ‘솔라네주맵’부터 지난 9일 박스터의 ‘감마가드’까지 모두 임상 단계에서 목표점 도달 실패를 알리면서 중추신경계 약물 개발의 난이도를 실감케 하고 있다.
신약 개발 투입 비용만 해도 엄청난 상황에서 성공률도 희박한 알츠하이머 약제 개발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그 만큼 현존하고 있는 약제들이 소수인데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장 확대 폭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5000억 달러(한화 약 600조)에 달한다. 2019년에는 1조2000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연구 개발 중심의 제약사들로서는 군침을 삼킬 수 밖에 없다.
세계 최상위권 다국적제약사들의 관련 약제 개발 사례들을 살펴보자. 먼저 릴리는 지난해 8월 개발 물질 솔라네주맵이 경증 또는 중등도 알츠하이머 질환에 대한 목표점 도달 실패를 알렸다.
아울러 BMS도 아바가세스탯의 임상 과정에서 유효하지 않은 결과가 나와 개발을 중단했다. 화이자와 J&J가 개발 중이었던 바피네우주맙 역시 임상 3상에서 실패한 바 있다. 인지기능 등 개선 평가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또 관련 약 개발에 청신호를 보이며 업계 주목을 받았던 박스터의 감마가드 역시 결국 임상 실패로 신약 탄생의 꿈을 접은 상태다.
R&D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들 회사의 잇단 실패는 무엇보다 약제의 특수성과 중추신경계 메커니즘의 복잡성 등에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한 상위제약사 연구소장은 “현재 몇몇 제약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들은 관련 질환 진척도를 늦추는 약제이다. 중추신경계 약물이다 보니 메커니즘 자체가 매우 복잡해 개발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약물이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BBB(blood-brain barrier)를 잘 통과해야 한다는 어려움과 원인균 존재, 잘 알려지지 않은 기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목표 전달 지점은 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BBB 등이 뇌로 가능 물질을 막는 경우가 있다. 또 여러 복합적인 원인균도 있고, 알츠하이머에 대한 불명확한 원인 때문에 약제 개발 실패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안 그래도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난 상황에서 이러한 도박(?)과 같은 모험을 해야 한다는 이중부담은 실제 큰 고충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예컨대, 신약 개발에 보통 5000억에서 1조원 가량이 투입된다. 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 3상에서 개발이 중단되면 일반 중소 제약사 한 해 매출액을 날려버릴 수 있는 규모가 된다. 개발 난이도가 높은 약일수록 그 확률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한 국내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신약 개발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함은 물론,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며 피땀을 흘리고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같은 고난이도 약은 더욱 그러하다. 성공하면 대박, 그렇지 않으면 쪽박이 제약업계인 듯하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고 피력했다.
개발의 어려움 속에서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이 블루오션 시장에 대한 글로벌 경쟁은 앞으로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은 최근 ‘뇌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각각 수천억원 이상의 연구비용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역시 지난 2월 대구에 ‘한국뇌연구원’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뜨며 관련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