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초 삼성서울병원이 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로 내세우며 ‘암병원’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리던 날, 서울아산병원 일부 교수는 난감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 중에는 당시 "사안이 문제가 있다"며 상당히 격한 감정을 토로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달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적인 권위의 석학을 영입, 암병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한 바 있다.
석학은 리차드 클라우스너 전(前)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소장을 비롯해 에릭 랜더 미국 브로드연구소장, 윌리엄 한 하버드대의대 교수 등 암 연구에 있어 이미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다. 특히 다나파버 암연구소 분자세포종양학부 본부장이자 면역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윌리엄 한 하버드의대 교수의 영입에 삼성서울병원은 기대감을 표했다.
윌리엄 한 교수는 지난 2010년 호암상 의학상 분야를 수상했으며, 독창적인 암 발생 해독 기법을 개발한 세계적 종양학자로 암 발생과 전이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서울아산병원 일부 교수들의 시선은 못마땅을 넘어 불쾌함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유인 즉, 그 동안 윌리엄 한 교수는 아산-다나파버 암 유전체 연구센터에서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서울아산병원은 미국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 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 ‘아산-다나파버 암 유전체 연구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한 교수는 “윌리엄 한 교수는 아산-다나파버 암 유전체 연구센터에서 매주 회의를 하고 있고 현재 아산병원과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 삼성서울병원이 이같이 홍보하면 마치 윌리엄 한 교수를 단독으로 영입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국제자문단이라고는 하나 다나파버 암 유전체연구센터와의 현재 관계를 고려하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삼성서울병원의 이 같은 행보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교수도 "윌리엄 한 교수가 우리 병원의 이런 입장을 전해 듣고는 삼성이 발표한 홍보와 다르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병원 내부적으로 고개를 갸우뚱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병원 한 관계자도 “일부 교수들은 왜 우리는 이렇게 적극 홍보를 못했느냐는 목소리를 낸다”면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나 연구자들 사이에서 미묘한 감정 기류가 흐르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은 “자문단에 자문위원 수준에서 위촉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면서 “다만 서울아산병원과 하버드의대가 오랜 시간 동안 협력관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서적으로 이해는 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