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의 고강도 세무조사에 병원계도 예외가 아니라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다만 대형병원이 아닌 중소병원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조사는 전국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경기도 수원 소재 모 병원은 두 달 전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 후 얼마 전 추징금 10억원을 통보 받았다. 서류상 탈루가 이유였다.
경남 창원의 한 중소병원도 세무조사와 함께 8억원을 추징 당했다. 법인에 들어간 투자금 일부를 개인 명의로 대출 받은 사실이 적발된 탓이었다.
서울 강남 소재 한 중소병원 역시 역대 최고 수위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이 병원은 아직 추징금 통보를 받지 않았지만 조사관들로부터 1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말이 전해진다는 소문이다.
이 처럼 최근 몇 달새 계속되고 있는 병원계 세무조사의 공통점은 병상과 매출 등 일정 규모의 중소병원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대한중소병원협회가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300병상 이상, 매출 100~200억 규모의 병원들이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징금 규모는 매출액의 약 1% 내외로, 병원에 따라 적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 이상까지 책정됐다고 협회 측은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병원계는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세무조사는 병원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세무조사의 배경이 보장성 강화를 위한 세수 확보 차원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저수가에 신음하는 병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병원산업을 활성화 시키지는 못할 망정 병원들의 목을 졸라 세수를 확보한다는 발상은 한참 잘못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세무조사에서 추징금 12억원을 통보받은 한 중소병원 원장은 “잘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곳이 어디 있겠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아쉬울 때는 의료기관의 공공성을 강요하면서 평상시는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의 잣대를 드리우는 것은 어패”라고 덧붙였다.
세무에 능통한 한 변호사는 “새정부가 세수확보 차원에서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병원의 경우 일반기업에 비해 회계관리가 정교하지 못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세무조사에 대한 회원 병원들의 고충이 심화되자 세무상담 서비스와 함께 하반기 ‘세무’와 관련한 세미나를 계획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