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특집 上]시공간을 초월한 다른 인격이 동일한 삶을 산다는 평행이론. 판타지적 신비주의 발상으로 영화나 소설 등에 심심찮게 인용되며 대중에 익숙해진 이론이다. 129년을 주기로 같은 일이 반복된 나폴레옹과 히틀러,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공통점이 너무 많았던 케네디와 링컨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평행이론과는 조금은 상이한 이론으로, 변화와 발전을 논(論)하는 진화이론이 있다. 인류역사가 지속적으로 진화한다는 사회변화이론 중 하나다. 데일리메디가 창간 11주년을 기념해 의료계의 지난 11년 역사를 되짚어 본 결과 이 두 이론의 공존으로 축약됐다. 데일리메디 태생 당시와 작금의 상황이 동시대로 여겨지는가 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의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의 변화도 무수한 세월이었다.[편집자주]
멈춰버린 시간, 저수가 요지부동 정부
"진료거부 근본원인은 저수가 정책"---(2003년 3월 14일 보도) 저수가 불만 원장, 이번엔 '분신자살' 시도---(2008년 12월 17일 보도) 저수가 울분 토하던 병원장들 결국 '폭발'---(2011년 10월 27일 보도) "저수가에 과잉경쟁이 브로커 사건 초래"---(2013년 8월 14일 보도)
변화무쌍한 세상 속 유일한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 대한민국 의료계를 옥죄는 저수가 정책은 11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다.
물가와 인건비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지만 의료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는 늘 턱없이 부족한 수준에 머물러야 했다.
실제 2003년 2.97%였던 수가 인상률은 이후 크게 다르지 않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2006년 3.50% 인상되기는 했지만 물가상승률에 견주면 미약한 수준이었다.
특히 식대의 경우 2006년 6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이후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격변동이 없는 실정이다. 급여 대상이지만 수가계약에 제외돼 인상 기전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 식대는 일반식 3390원과 치료식 4030원이다.
의약계대표 6인 건정심 회의장 퇴장---(2003년 11월 28일 보도) 감사원 "복지부 건정심 위원 구성 시정하라"---(2004년 10월 14일 보도) 건정심 박탈 당한 시민단체, 복지부 소송---(2010년 1월 20일 보도) 포괄수가제 반발 의협, 오늘 건정심 '탈퇴'---(2012년 5월 24일 보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운영 방식과 구성 등을 둘러싼 논란 역시 11년째 되풀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에 관한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로서 건정심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그 과정에서 적잖은 불만과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수가협상 결렬에 따른 건정심行은 패널티로 이어지기 일쑤였고, 각종 의료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은 건정심에서는 의미를 갖지 못했다.
건정심 구성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건정심은 가입자 대표 8인, 의료계 대표 8인, 공익대표 8등 총 24명으로 구성되지만 형평성 문제가 늘 논란이 됐다.
구성원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시민단체나 의료계는 건정심 불참, 탈퇴 등 극단의 방법을 동원하며 항의해 봤지만 개편 논의는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醫 "왜 의사만 규제하나" 반발 확산---(2003년 5월 14일 보도) "이 땅의 의사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2004년 11월 26일 보도) 초강력 리베이트 규제…얼어붙는 의·약계---(2011년 11월 1일 보도) 진념 前 부총리 "의료규제 너무 심하다"---(2013년 4월 11일 보도)
지난 11년 동안 의료계는 보이지 않는 손을 기대할 수 없었다. 정부의 보험수가 결정 고시 및 강제 지정제를 위시한 규제 일변도 정책에 대응하기 버거웠기 때문이다.
‘보장성 강화’라는 미명 아래 각종 진료비를 반토막 내더니 최근에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개선의 칼을 빼들어 의료계를 또 긴장시키고 있다.
진료비에 대한 마른수건 짜기와 함께 각종 의료제도 역시 의사 옥죄기는 계속됐다. 의료분쟁조정법, 면허신고제, 리베이트 쌍벌제 등은 의사들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의료계는 이러한 정책 방향에 반발, 각종 수단을 동원해 봤지만 건강보험체제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있는 정부를 변화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국회의원이 서울대병원 전공의 폭행 '충격'---(2003년 12월 4일 보도) 의료기관, 폭력·흉기난동 '사각지대'---(2005년 5월 29일 보도) 조폭 보스에 폭행 당한 교도소 근무 의사---(2009년 6월 14일 보도) 매맞는 의사들…"더 이상 못참아!"---(2013년 8월 23일 보도)
욕설은 기본이고 폭행에 난동까지. 의사 폭행 문제는 저수가 만큼이나 변화가 없다. 오히려 환자들의 폭언 및 폭행 수위는 해를 달리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진료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흉기로 의사를 찌르는 사건이 발생, 의료계에 충격을 던졌다. 일시적 화를 참지 못한 폭행이 아닌 계획적인 살인 수준에까지 달한 것이다.
이러한 의료인 폭행 문제 해결을 위해 가중처벌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이 추진되기는 했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십 수 년째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의료인 단체들은 “더 이상 매맞고 살 수 없다”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입법화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들은 여전히 11년 전과 똑 같은 외침을 하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