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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4년 3월 공포를 추진하고 있는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가 의료기기 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제조사 및 수입사 모두에게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는 제도가 ‘안전성 강화’라는 명목으로 강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식약처는 의료기기 제도 개선사항에 대해 관련 업체 및 협회, 기관 종사자들의 이해 증진을 위한 ‘의료기기 제도 개선 관련 설명회’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지난 10월 4일부터 입법예고 중인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소개한 이번 설명회에서는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 ▲사전 GMP 제도 도입 ▲체외진단용 제품 관리체계 일원화 ▲중고의료기기 검사필증 발행기관 확대 등이 다뤄졌다.
식약처는 제도적인 문제점으로 크게 5가지를 들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탁자 자격 제한 등 업계 진입장벽 존재가 여전하고, 특정 업계 기득권 발생에 따른 민원 불만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적 수준에 미흡한 허가 체계 방식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통관리 미흡으로 품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식약처는 합리적 규제 개선책 마련 및 제도 운영상 미비점 개선 등을 목표로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 중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의 경우 친기업적인 정책을 내놓겠다는 식약처의 당초 의지와는 정면 배치돼 업계로부터 큰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해당 제도는 고위험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 시 임상시험자료 제출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허가된 제품과 동등한 제품은 임상시험자료 제출이 면제됐지만, 향후에는 식약처장이 정한 의료기기는 임상시험자료 제출을 해야만 한다.
A업체 관계자는 “임상시험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정 강화는 너무하다”라며 “상대적으로 자금적 여력이 부족한 국내 제조사의 체감 온도는 더욱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병원별 임상시험센터 살린다" 명목으로 의료기기업계 현실 무시?
업계는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가 추진되는 배경 중 하나로 국내 임상시험센터의 활성화를 돕기 위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개점휴업’ 상태일 정도로 운영이 잘 되고 있지 않는 각 병원별 임상시험센터를 살리기 위해 식약처가 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하고 중이라는 것이다.
B업체 관계자는 “국내 환자가 없어 임상시험이 힘든 사례도 분명히 있다”라며 “식약처는 국제적 흐름에 맞춘 개정안이라고 포장하지만,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무리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업체 관계자 역시 “전 국민을 시험용 쥐로 보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제도”라며 “충분한 유예기간을 확보해 주지 않을 경우 의료기기 업계로부터 큰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고위 관계자는 “안전성·유효성 강화 정책을 마라톤으로 비유하자면 2시간 안에 뛰라고 하면 모두가 실패하겠지만, 4시간으로 목표를 조정하면 대다수가 기준에 맞추게 돼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와 마찬가지로 먼저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옳다”라며 “업계 주장대로 자꾸만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가면 궁극적으로 국내 의료기기 업계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해진다”고 선을 그었다.
D업체 관계자는 “업계가 지적하는 부분은 목표(안전성·유효성 강화)가 아니라 해당 제도가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식약처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돕기 위해서는 자구책부터 마련할 수 있도록 업계의 상황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