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기기 업계가 신의료기술평가제도에 대해 본격적인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수십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보완을 요구해도 주관기관이 들어주지 않자 대대적으로 거센 항의를 할 조짐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를 주축으로 ‘신의료기술평가 원스톱 서비스 시범사업’의 타당성과 현실성에 대한 의견수렴을 오는 17일까지 받고 있다. 사실상 원스톱 서비스 반대 서명운동인 셈이다.
이번 반대서명운동은 예견된 결과였다. 다이너마이트의 뇌관은 아이러니하게도 신의료기술평가 주관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이 건드렸다.
NECA는 지난달 28일 원스톱 서비스 시범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NECA는 신의료기술평가제도에 대한 업계의 불만을 십분 고려해 기간 단축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상 구체적인 내용이 소개된 직후 설명회장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NECA가 설명회 개최 1주일 뒤인 이번달 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한 달 동안 원스톱 서비스 시범사업 접수를 받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항목이 무슨 어린애 장난감도 아니고, 1주일만에 시범사업에 동참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동안 업계가 강력하게 불만을 제기하니까 ‘눈 가리고 아웅’하는 형식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느냐”라며 날을 세웠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최소 3개월이 소요되는 서류준비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1주일 후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정부기관(NECA, 식약처 등) 간 중복검토라는 문제의 본질은 제쳐두고, 부리나케 MOU를 맺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고 비판했다.
설명회가 끝난 직후에도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업계가 아예 제도 개선을 위해 협회를 중심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업계 현실은 무시한 채 제도적 이권만 챙기려는 NECA의 정체성부터 되짚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한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의견을 받고 있는 사례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현재 의료기기 시험검사 등의 미완료로 11월 시범사업 기간에는 접수 불가능 하나, 12월로 시범사업이 연장될 경우 신청 가능한 의료기기 정보이다.
다음으로 현재 식약처 허가를 진행한 지 2개월 이내인 의료기기 중 식약처 허가가 완료되면 신의료기술평가를 신청할 예정인 의료기기의 정보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인지, 기존 기술인지 여부를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조차 여전히 각 기관별 다른 답변을 하고 있다”며 “이처럼 ‘핑퐁사례’ 등 문제가 되는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고작 시범사업을 이렇게 추진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13일 현재 시범사업 신청을 한 업체는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업계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이에 대해 NECA 관계자는 “설명회 직후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해 기간을 더욱 연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2월 3일부터 한 달 정도 더 연장 한 후 그래도 신청건수가 부족하면 추가적으로 기간을 늘릴 예정”이라며 “최대한 업계가 시범사업 취지에 공감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의견을 반영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