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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下]올해도 어김없이 전공의들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수급 불균형 해소 방안으로 정원을 감축했지만, 지방병원 및 중소병원은 일찌감치 기대를 접은 모습이다.
최근 10년 간 전공의들의 25%가 가톨릭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소위 ‘빅5 병원’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작년 레지던트 모집에서도 예외없이 확인됐다.
2013년 빅5 병원의 전공의 모집 경쟁률은 가톨릭의료원(259명 정원 326명 지원) 1.4대 1, 삼성서울병원(122명 정원 155명 지원)과 서울대병원(204명 정원 259명 지원) 1.27대 1, 서울아산병원(127명 정원 166명 지원) 1.31대 1, 세브란스(200명 모집 209명 지원) 1.05대 1를 기록했다. 반면 대부분의 지방 수련병원과 중소병원은 미달 사태가 유발되는 등 심화된 격차를 다시한번 절감했다.
작년 주요 수련 병원별 모집현황을 분석한 결과 ,빅5 병원을 포함한 서울지역 주요 수련병원 24곳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한 병원은 5곳에 그쳤지만, 서울 외 지역 주요 수련병원 40곳에서 미달이 된 곳은 반 이상이 넘는 27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을 포함한 경기도 지역에서는 수련병원 9곳 중 가천대 길병원을 제외한 8곳이 모두 정원보다 적은 수의 지원자를 받았다.
경북지역은 4곳 중 경북대병원을 제외한 3곳이 미달, 대전을 포함한 충청지역 수련병원 8곳에서는 국립공주병원을 제외한 7곳에서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중소병원은 더욱 설 자리가 없었다. 중소병원인 대전선병원의 경우 11명 모집 정원에 5명만이 지원해 전국 수련병원 중 가장 낮은 0.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안양샘병원 역시 11명 모집에 7명의 지원자가 원서접수를 해 0.64대 1을 기록했다.[표]
이 같은 미달사태에 지방 수련병원들은 의대 입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자포자기 상태다.
충청북도 A 대학병원 교육수련부 관계자는 “아무리 병원에서 애를 써도 전공의들의 ‘서울로 가야 한다’는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그만큼 인력이 부족해 전공의 1인당 돌아가는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미달사태가 수련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이런 문제가 다시 미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방 대학병원은 지원자 1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레지던트 모집 시기에 맞춰 각 의과대학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홍보전을 벌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한 대학병원은 잇단 전공의 모집이 실패하자 전공의 기숙사를 호텔 분위기로 리모델링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지원자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부산에 위치한 B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방병원들이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 아니냐”며 “최대한 전공의들의 업무로딩을 줄여주기 위해 추가 인력을 고용하고 업무시간에 간식을 제공하는 등 수련한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전공의 스스로도 재수를 하면 했지 마음에도 없는 수련병원에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장성인 회장은 “전공의들에게 수련환경은 향후 자신의 진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이라며 “지방 및 중소병원 지원을 꺼리는 까닭은 서울 대형병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련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정원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과연 전공의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도 않는 기피과에 지원하고, 지방으로 내려가겠느냐”고 반문했다.
“의대 입학정원부터 지역할당제 적용” 제기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대 입시전형에서부터 부속대학병원에 남을 학생을 뽑자는 것이 지방 수련병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역할당제란 대학입시 우대전형 중 하나로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방 학생에게 일정 비율의 입학 정원을 배정해 대학 입학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의대에 진학하는 수험생 대부분이 성적 최상위권에 속하는 서울 및 수도권 출신이다보니 의대생 6년은 지방에서 객지생활을 하더라도 수련생활만큼은 서울에서 하기 위해 모교를 떠나기 때문이다.
충북 A 대학병원 교육수련부 관계자는 “전공의 입장에서는 평생 자신의 업으로 삼을 진로에 대한 결정인데, 이를 무조건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 않는냐”며 “의대 입시에 지역할당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B 대학병원 역시 의대 입학정원에 지역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병원 관계자는 “의대에서는 서울이 연고지인 학생들을 뽑아 장학금도 주는 등 6년을 힘들게 교육시키는데 정작 이들은 종교 등 부속대학병원에 남아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대부분 연고지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서울에 전공의들이 몰리고 지방 및 중소병원들은 정원을 못 채우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전공의 정원 축소 등과 같이 완급조절 없이 도입되는 정책보다 철저한 원인분석과 연구를 거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