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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뒤떨어진 지방의료원…아직도 종이차트
업무 비효율성 증대, 간호사 등 직원 이탈 요인 작용
[ 2014년 01월 13일 12시 53분 ]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공공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역거점공공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방의료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만성적자’라는 성적표에는 우려스런 눈길이 미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무엇보다 지방의료원에 제대로 된 투자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대표적인 것이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다.


주요 병원들이 벌써 차세대 EMR시스템 개발 및 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지방의료원들은 아직도 종이차트 사용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전자차트’라 불리는 EMR은 환자 정보를 입력 및 관리하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다. 종이에 간호사, 의사 등 의료진들이 손으로 쓰던 환자정보를 컴퓨터로 입력하고 이를 전자파일로 관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업무가 컴퓨터로 이뤄지는 현대사회에서 병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아니 현재는 기본적 시스템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할 듯싶다.


EMR을 기준으로 보면 지방의료원 현실은 참담하다. 전국 33개 지방의료원 중 EMR을 도입한 곳은 서울, 부산, 인천, 군산의료원 등 4개소에 불과다. 2013년 지방의료원 정보화지원 사업으로 EMR 구축 사업에 선정된 곳 역시 대구, 포항, 안동 3곳에 그쳤다.


아직도 종이차트를 사용하고 있는 지방의료원들은 이를 작성하는데 따른 비효율성과 환자 개인정보 노출 위험성 등이 높다. 경상도의 한 지방의료원 A간호과장은 “종이차트를 사용하면 입원환자 6명을 받는데 3시간이 걸린다. 반면 EMR을 사용하면 30분정도면 업무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이로 된 입원문서가 20여장 되는데 이를 간호사가 하나하나 모두 수기로 기록하다보면 실제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병실에 한 번이라도 더 들려서 환자들을 확인해야 할 시간에 서류를 붙잡고 있다 보니 간호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종이차트 작성에 따른 업무의 비효율성 때문에 실제 간호인력이 병원을 이탈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지 않아도 간호사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료원으로서는 설상가상의 실정인 것이다.


A간호과장은 “신규 간호사의 경우 아무리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종이차트 작성을 가르쳐도 항목이 워낙 많다보니 누락되는 부분이 나온다”며 “특히 EMR로 업무를 익힌 간호사들이 이직해 온 경우에는 종이차트로 진행되는 업무에 답답함을 느껴 그만두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이 같은 종이차트 작성 중 발생하는 파손, 분실, 누락 등은 환자 개인정보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청도의 한 지방의료원 의료정보관리 담당자는 “EMR을 도입한 경우에도 해킹, 악성코드 등에 따르는 환자정보 관리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종이차트의 경우 실제 정보를 담은 물리적인 자료가 돌아다니다 보니 파손, 분실되는 경우가 생긴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핸드폰 카메라로도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보니 환자나 병원 관계자 등이 종이차트에 적힌 환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의료원 EMR 도입 시급…문제는 ‘예산’


이 같은 이유로 지방의료원을 제외한 병원들에서는 EMR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국내 종합병원 규모 의료기관에서 EMR을 도입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EMR도 등장하고 있다. 2004년 자체적으로 EMR 시스템을 개발한 서울대학교병원은 2010년 스마트폰으로 환자 정보를 검색하고, 병원 전체 입원환자 및 병실 환자 정보조회 등이 가능한 ‘EMR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서울대병원은 EMR을 넘어서는 의료정보시스템인 ‘스누미(SNUHMI)’를 개발 했다. 스누미에는 의료질 지표 관리, 진료패턴 분석, 유닛 및 공간가치 개념 등이 담겨 차세대 EMR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명지병원은 최근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한 ‘명지병원형 EMR’ 개발에 돌입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이 같은 종이차트 작성에 따른 문제점과 EMR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실제 ‘지방의료원 정보화지원 사업’ 일환으로 국비와 지방비를 반씩 지원받아 지방의료원 종이차트를 EMR로 전환하고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종이차트 보관에 따르는 공간 부족 및 통계자료 산출 등을 위한 전산화 불편 등 지방의료원의 EMR 도입이 시급한 것을 알고 있지만 예산에 한계가 있다”며 “모든 지방의료원의 EMR 전환을 한 번에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많은 지방의료원들이 EMR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에 선정된 대구·포항·안동의료원 이외에도 2014년 예산에 따라 향후 7개소의 지방의료원을 추가로 더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애란기자 aer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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