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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의대 교수에서 대학을 대표하는 경영자로 변신한 이들이 있다.
울산대병원장을 역임했던 이철 병원장이 울산대 총장을 현재까지 맡고 있고, 경상대병원을 이끌던 하우송 前 병원장이 대학 총장직을 역임했던 사례 등 의료계 인사들이 ‘의사 출신 대학 총장’으로 새 옷을 갈아입으며 주목을 받은바 있다. 그러나 창대했던 시작과 달리 불명예스럽게 사퇴를 표명해 마지막을 미미하게 장식했던 이들도 있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라는 욥기 8장 7절의 성경 말씀이 역(逆)으로 떠오르게 하는 ‘의사 출신 대학 총장’ 3인. 건국대 김진규 前 총장, 부산대 김인세 前 총장, 조선대 전호종 前 총장이다.
퇴장 불협화음
최근 건국대학교 김진규 前 총장이 의사 스카우트 비용 등 업무추진비를 횡령한 행위 등과 관련해 교육부가 그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동료 의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등장했던 취임과 달리 씁쓸하게 물러난 그의 뒷모습은 한 때 잘 나가던 서울대 의대 교수로서의 명성을 무색케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갑오년 새해까지 의료계와 교육계 논란의 주인공이 되면서, 총장직은 물론 의사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던 그에게 오히려 덫이 된 형국이다.
작년에는 모 건설사 대표로부터 16억원을 빌린뒤 갚지 않았고, 학교 공금을 빼돌려 결국 사기·횡령 혐의로 결국 징역 4년을 살게 됐다. 그는 재임 도중 논란이 불거져 취임 1년 8개월 만인 지난 2012년 사퇴했다.
부산대학교 김인세 前 총장 역시 의사출신 총장으로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물러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재임 당시 교내 수익형 민자사업과 관련해 업자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고 특례를 준 혐의로 지난해 말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4700만원을 선고 받았으며 2011년, 8년의 임기를 마친 후 이듬해 구속기소됐다.
당시 재판부는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 총장으로 도덕성을 지녀야 함에도 불구하고 금품을 수수해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판결했다.
건국대 김진규, 부산대 김인세 前 총장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경제적 이득을 부당하게 취했다, 사퇴 배경 역시 같다. 바로 대학 교수들이 비리 총장의 사퇴를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당시 건국대 교수협의회는 김진규 전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 목소리를 냈으며, 부산대 역시 104명의 교수가 김인세 전 총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직접 고발한바 있다.
이처럼 경제적 이익에 눈이 멀어 의사로서, 또 교육자로서 양심을 저버린 데 반해 총장 임명 후 제대로 날개를 펴보지도 못한채 꿈을 접어야만 했던 이도 있다.
바로 조선대학교 전호종 前 총장이다. 그가 선거에서 최대 득표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사회를 거쳐 총장으로 임명되자 교내 구성원들이 반발해 내부적인 논란이 거세진바 있다. 당시 최다 득표자는 조선대 서재홍 現 총장으로, 그 역시 의사 출신이다.
학내 분란을 두고볼 수만은 없었던 전호종 前 총장은 결국 약 2개월(2011년 11월~2011년 12월)의 임기밖에 채우지 못한 채 스스로 사퇴했다.
그는 “제14대 총장으로 임명된 후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고 지난 몇 달동안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겪었다. 특단의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갈등과 대립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씁쓸한 퇴장을 맞이하게 됐다.
다만 오명을 쓰고 사퇴한 건국대 김진규, 부산대 김인세 前 총장과는 달리 조선대 전호종 前 총장은 현재 조선대병원 병리과 교수로 활동하는 등 의사와 교수로서의 활동은 지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