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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성범죄 의료인의 10년간 의료기간 취업제한을 골자로 한 ‘아청법’ 시행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진찰 시 환자 신체 접촉이 성추행과 정당진료 중 과연 어디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사법부도 고심하는 모양새다.
또 검찰 기소를 통해 성범죄 혐의가 인정, 징역형이 확정된 의사들이 항소를 제기해 일부 추행 혐의를 벗거나 성추행 범죄가 확정된 한 인턴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사건의 진실 여부를 심리하는 사법부의 책임감이 무거워진 상황이다.
지난 2013년 8월 시행된 아청법(아동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아동 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경미한 성범죄를 저질러 형이 확정된 의료인은 향후 10년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으며 취업도 제한된다.
이 법은 의료인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취지이나, 죄의 경중과 무관하게 10년간 취업제한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비합리적이라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법부 역시 성추행 혐의 의료인에 대해 심도 있는 재판을 통해 유무죄를 판결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모 인턴의사는 법원 판결과 검찰 조사의 부당성을 외치며 “정상 범위 내 진료를 성추행으로 임의 간주해 의사를 범죄자로 만든 왜곡된 현실을 타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인턴은 올해 1월 법원으로부터 환자의 가슴을 주무르는 등 성추행 혐의가 확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내려졌다.
재판부는 “환자 진료 과정에서 4차례에 걸친 촉진은 과도하며 불필요한 행위로 정상적인 진료행위가 아닌 성추행에 해당된다”며 “인턴지침서에 적시된 청진을 생략하고 과도하게 여환자의 가슴, 음부 등을 만지는 것은 추행 의도가 담긴 범죄행위”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사건에 휘말린 인턴은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사법부가 진실과는 다른 내용의 검찰 공소장만 믿고 왜곡된 판결을 내놨다는 것이다.
해당 인턴은 현재 법원에 항소이유서 및 답변서를 제출해 성추행 사건을 재심리 받을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는 “여환자와 남자친구가 병원 내 CCTV로 확인되지 않는 가슴과 음부에 손을 넣었다고 경찰 조사진술서를 교묘하게 꾸몄다”며 “문진 내용에 있어서도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취약점을 악용, 실제 질문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거짓 진술했다. 특히 이들은 재판 후 나를 미행해 감금 협박까지 자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12년 10월경 검찰 조사과정에서 담당검사는 내 진술을 듣기는 커녕 지금 혐의로 인정하지 않으면 사건이 더 커진다는 식의 모욕으로 범죄자 취급했다”며 “결국 검찰은 응급실에서 욕정을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여환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작성했다”고 피력했다.
즉 검찰이 여환자 측 주장을 토대로 자백을 강요했고 결국 검찰과 여환자 입장만이 담긴 왜곡된 방향으로 공소장이 작성돼 법정 패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법정에서 만난 여환자는 맥박 확인을 위한 손목 촉진과 목 부위 림프절 촉진을 성추행이라고 주장했고 진단을 위한 문진을 추파를 던진 것인냥 왜곡 진술했다”며 “여환자의 남자친구는 공판이 끝나고 귀가하는 자신을 미행, 감금한 채 음부에 손가락을 넣었다고 거짓 자백하라고 협박했다”고 항변했다.
현재 인턴을 그만 둔 그는 로스쿨에 진학했다. 진로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억울한 상황과 왜곡된 진실을 스스로 법적 규명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의료인의 성추행 혐의를 두고 법원은 진료과정상 불가피한 신체접촉을 인정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제29형사부(천대엽 재판장)는 난소기능 이상, 유두함몰증을 지닌 10대 여환자가 한의사를 고소한 사건에서 “환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검찰 증거가 없다”며 한의사 무죄를 최근 판결했다.
이어 인천지법 형사13부(김상동 재판장)는 진료를 빙자해 여중생 3명을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의사 김 모씨에게 일부 무죄와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해 원심 대비 감형을 결정했다.
무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은 진료 과정 중 불가피한 신체 접촉(촉진)허용 여부와 피해 환자측 진술의 신뢰성 유무였다.
의료법상 촉진, 타진 등 환자 진료시 합법적인 신체접촉이 일부 허용되기 때문에 법원은 환자 접촉에 있어 의료인들의 고의성 여부를 깊이 심리한 것이다.
한의사에 무죄 판결을 낸 서울중앙지법은 판결문에서 “피해 여학생이 주장하는 추행행위는 정상적인 치료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해로 볼 수 있는데 다만 이것이 정상적인 치료의 일환인지 파렴치한 추행행위인지 여부는 여학생 주장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 사건에 있어 피해자인 여성이 성적 수치심을 감수한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으나 여학생의 검찰 및 법정 진술과 CCTV 화면만으로는 한의사 유죄를 확신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거 무죄를 선고한다”고 적시했다.
여중생 3명에 대한 성추행 혐의 의사의 감형을 선고한 인천지법은 “진료 중 한 여학생이 불쾌감을 표시했는데도 다시 눕혀 진료를 반복한 의사의 행위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만 하다”면서도 “하지만 의사가 세 여중생을 무릎에 앉힌 후 특정 부위에 밀착시킨 것은 진료 과정 중 어쩔 수 없는 신체 접촉”이라고 일부 무죄를 판시했다.
재판부는 “불가피한 진료 상황에서의 환자 신체접촉으로 기소된 의사에게 징역 6월을 구형한 것은 너무 과중하므로 원심을 취소하고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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