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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法 '연명치료 중지' 시각차 확연
신경집중치료학회 의료윤리 세션, "관련법 제정 신중" 제기
[ 2014년 06월 23일 11시 03분 ]

‘품위 있게 죽을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연명치료 중지를 두고 의료윤리적, 법적 관점의 차이를 비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는 지난 21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제8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회는 연명치료 중지에 대한 회원 이해를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의료윤리 세션을 도입했다.

 

먼저 연명치료 중지에 대해 울산의대 고윤석 교수(호흡기내과)는 ‘윤리적 관점 및 국내 현황’을, 이경권 분당서울대병원 변호사는 ‘법적 관점 및 국내 판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광수 회장(가톨릭의대 신경과)은 “중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뇌사, 연명치료, 의료 윤리 등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며 의료윤리 세션 마련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환자가 뇌사상태에 이른 경우 가족에게 잘 설명하면 받아들일 뿐 아니라 장기이식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며 “학회 차원에서 연명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대립 근원은 사망 바라보는 시각차 

 

연명치료 중지에 대한 논의에 있어 의료계와 법조계 의견이 대립하는 근본 원인이 사망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윤석 교수는 “사망에 임박한 임종기에 환자의 반응이 없는 경우 무의미한 연명 치료는 멈춰야 한다”며 “연명 치료 중지는 죽임에 대한 것, 안락사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 사망 임박한 임종기의 연명치료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말기부터 어드밴스드 케어 플랜(사전치료계획)을 가지고 환자의 다잉 프로세스(dying process)를 어떤 식으로 관리할 지에 대해 앞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경권 변호사는 “법조인들은 기본적으로 한 사람의 생명은 지구보다 중요하다고 교육받고 그 논리를 계속 강화하기 때문에 연명치료에 대해 본능적으로 살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기본적인 시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의료인과 법조인 간 연명 치료 중지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연명치료의 범위가 넓어질 경우 부작위에 의한 살인 등 문제 거론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사람의 사기를 당기는 문제에 대해 합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법안 마련 신중하고 병원윤리위 역할 중요”

 

의료계와 법조계 모두 임종과정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안) 마련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경권 변호사는 “현재 지침을 만드는 나라도 있고 법을 제정한 곳도 있는데, 어느 것이 좋은지 장담할 수 없다”며 “법은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한번 만들면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처럼 다이나믹한 사회에선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경우 이행 강제성이 없어 의사 개인의 신념, 의료기관 특성에 따라 다른 결정이 나올 수 있다”며 “신뢰성이 떨어져 전체 의료인에 대한 비난이 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일관된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윤석 교수는 “법 제정으로 오히려 임종 판단이 까다로워져 환자가 집에서 사망하는 것보다 병원에서 사망하는 것이 어려워 질 수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포괄적인 연명치료에 대한 의료진과 가족간의 지속적 협의가 중요하고, 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견 조정에 있어 병원윤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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