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이 제네릭(복제의약품) 개발 및 급여 등재 과정에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아 온 다수 제약사(약 37곳)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 파장을 예고했다.
반면 대법원은 실질적으로 생동성시험을 실행한 시험기관에 대해서는 원심 무죄를 깨고 결과 조작 관련 유죄 취지로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결국 2006년부터 생동성시험 조작으로 의약품 허가가 취소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법정 소송을 이어온 다수 제약사들은 생동성 결과 조작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판결, 무죄를 선고받게 됐다.
대법원 제1부 김창석 주심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생동성 결과를 조작한 다수 제약사 및 수탁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상고심 8건에 대해 제약사에게는 무죄를, 업체에게는 유죄를 최근 선고했다.
즉 대법원은 생동성시험 조작에 대해 제약사는 책임이 없으며 시험기관의 위법 및 과실은 인정된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공단이 제약사에게 제기한 상고심은 기각됐으며, 시험업체에 대한 상고심은 파기환송돼 다시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무죄를 선고받게 된 제약사는 광동제약, 대웅제약, 안국약품, 영진약품, 일동제약, 한미약품 등 37개사에 달한다.
건보공단은 "제약사와 시험기관이 함께 생동성 결과를 고의 조작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복제의약품을 등재시키고 수 백억원에 달하는 약가를 부당 지급받았다"며 860억원규모 손해배상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제약사가 생동성시험기관 결과 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음을 근거로 제약사의 무죄를 결정하고 시험기관들에게만 공단 청구액 대비 20~30% 과실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복제약 품목허가 취득을 위한 생동성시험 자료 조작은 그 자체로 비윤리적이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시험기관의 위법행위가 없다고 판단해 공단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킨 법리적 오해가 있다"고 못 박았다.
"제약사, 시험기관 결과 조작 관연한 사실 확인 안돼"
이어 "제약사들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제약사가 시험기관 결과 조작에 과여한 사실이 확인돼야 하는데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특히 법이나 고시 등에 제약사가 생동성 시험기관이 진행하는 시험의 적정성에 대해 주의할 의무가 적시돼지 않아 제약사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공단은 제약사에 생동성 조작 의약품 급여에 대한 부당이득을 환수할 청구권이 없다"며 "공단의 제약사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재 하급 법원에 계류 중인 공단-제약사, 시험기관 간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단은 수 백억원의 환수 금액 대비 20~30% 승소율을 획득한데 아쉬운 입장을 드러냈다.
공단 김준래 변호사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앞서 고등법원이 생동성시험기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았던 부분을 뒤집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시험기관들이 100% 의도적으로 위법을 저지른 점이 인정되는데도 20~30% 정도의 과실인정 비율이 책정된 것은 매우 과소하고 아쉽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의약품을 소비하는 환자 등 공익을 위한 것이고 국민건강과 관련된 중요한 소송"이라며 "선판례가 생긴 이상 향후 공단과 제약사 간 소송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