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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화려했던 전문직 종사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이하라고 신고한 전문직 종사자가 1만명이 넘어섰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의료업 종사자를 포함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9개 전문직 종사자 10만1050명 중 10.2%에 해당하는 1만337명이 한 달 평균 200만원, 연평균 2400만원을 벌지 못 한다고 신고했다. 이들 중 의사는 7.9%인 817명으로 집계됐다.
전문직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요즘 결혼의 추세를 ‘명분보다 실리’로 설명하며 대외적 인지도보다 실제 수입과 안정성 등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결혼정보회사가 지난해 12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의 직업으로 공무원 또는 공기업직원(13.6%)이 1위를 차지했다.
2003년 조사 당시 1위에 올랐던 의사는 5위(6.7%)로 떨어졌다. 남성이 원하는 여성의 직업에 의사는 순위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처럼 의사에 대한 배우자 선호도가 낮아진 이유는 업무강도가 높아 가족들과의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고, 경쟁이 치열한데 비해 돌아오는 체감수입은 적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를 두고 의사들이 주장해왔던 정당한 노동의 대가, 적정수가가 일반인들의 공감을 얻어간다고 해석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의사가 되기 위해 쏟았던 이들의 투자 대비 효율을 따져보고, 물가상승률과 수가상승률 관계와 의사들의 현 상황을 살펴봄으로써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의사들 투자 대비 효율은
2014년 상반기 기준 등록금이 가장 비싼 의과대학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중에서는 건국대학교 의전원이 꼽혔다. 이들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각각 1241만원과 2367만원을 내야한다.
34개 의대 평균 등록금은 922만원이며 한 학기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는 곳이 13곳이다. 16개 의전원 평균 등록금은 1697만원이며 2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야하는 곳은 6곳이었다.
즉, 의과대학 6년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등록금만으로 계산해도 평균 1억1066만원이다.
의전원의 경우 4년 과정으로 1억3580만원이 든다. 2014년도 전국 208개 4년제 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633만원이며 8학기 총 평균 등록금이 5065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
더구나 실습비 등 기타 비용을 추가하면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만약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며 석·박사를 따고 전문의로 자리잡는 것까지 계산하면 직접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그 소요 시간과 비용을 따졌을 때 4배 이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투자 대비 효율은 어떨까. 단순 계산으로 1년 전문의 평균 연봉을 통계청이 집계한 금액인 1억2000만원으로 보고 20년을 병원에서 근무할 경우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24억원이다.
반면 CEO스코어 통계를 바탕으로 4년제를 졸업해 대기업에서 평균 근속연수 10년을 채울 경우 벌어들이는 수익을 계산할 경우 대기업 평균연봉을 6000만원으로 산정할 때 40대까지 6억원을 번다.
만약 이후 55세까지 비슷한 급여로 일을 할 경우 추가로 9억원정도를 벌어들일 수 있다. 총 15억원 정도를 버는 셈이다.
무식한 비교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 4배 이상의 시간과 비용을 들이며 벌어들인 비용이 4년제를 나와 대기업을 거쳐 55세까지 근무한 이들과 9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단순 투자대비 수익으로만 따져도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같은 데이터 다른 해석…적정 수가는 과연 얼마
하지만 의사들의 투자 대비 효율을 높이기는 요원하기만하다. 한정된 수익과 고정적인 지출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인건비를 병원이나 국가가 부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이 같은 상황을 물가상승률 대비 진료수가 상승률과 진료수가의 원가보존율 문제, 병원들의 인건비 부담률에 따른 적자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먼저 물가상승률 대비 진료수가 상승률을 두고 병협은 “물가 상승분을 따라 가지 못하는 진료수가가 의사들과 병원들의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종별 수가협상이 이뤄진 2008년 이후 수가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 2008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전체 요양기관의 평균 수가 상승률은 2.1%다. 병원과 의원만을 따져도 동일하다.
그동안 물가는 유엔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SCAP)가 지난 8월 예측한 올해 물가상승률인 2.1%를 반영할 때 2.9% 올랐다. 0.8% 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평균 수가 1% 상승시 급여비지출이 2927억원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한 것을 대입해보면, 0.8% 차이는 대략 2400억원 정도로 그만큼 병원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공단은 “물가상승률과 수가상승률의 누적분을 비교해 1997년을 기점으로 수가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병협 관계자는 “병원 유지비나 인건비 증가분 등 여타 상승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비교에 불과하다”면서 “원가 보전율이 100%가 안되는데 어떻게 문제가 없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병원들 사이에 인건비 비중을 30%대로 맞출 수 있으면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지방의료원들이 적자가 누적되는 것은 인건비가 50%를 넘었기 때문이며 원가보전이 안 되는 현실을 공공의료기관이라는 한계로 해결하지 못해서다”고 설명했다.
실제 보사연 또한 의료기관 회계조사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급여행위 대비 원가보전율을 84.9%라고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흑자를 내고 있는 병원들의 인건비 비중은 대부분 40%대 이하로 낮다.
이를 두고 보사연은 비급여를 포함할 경우 106%가 넘기에 수가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은 “병원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비용을 보존하려는 결과”라며 “비급여분은 요양기관의 노력분”이라고 풀이했다.
이 가운데 1차의료를 중심으로 요양기관들의 폐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업보다 폐업이 많은 지역도 눈에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특별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의료기관 부대시설 기준을 완화하려는 것도 영리병원이나 의료민영화 취지가 아니라 요양기관들의 적자분을 스스로 해결하라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을내놓고 있다.
병협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현재로썬 답이 없다. 이렇게라도 해서 유지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이 병원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며 원점에서의 합리적인 논의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적어도 손해를 보며 공공성을 주장하기에는 병원과 의사들의 상황이 좋지는 않아 보인다. 최저임금 보장을 주장하며 노동자들이 외치던 ‘정당한 노동의 대가’란 말이 전문직에서 사회 지도층으로 일컬어지는 의사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상황이라면 정부의 결단력 있는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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