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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국회 6층 보건복지위원회장에서는 14시간여에 걸친 날선 설전이 오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어르고 달래며 밀당의 진수를 보였고, 기관장들은 준비된 답변을 힘 있게 전달하며 좌중을 압도했다.
이날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정감사는 부실국감 우려를 불식시키며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다양한 사안이 다뤄졌고, 일부에서는 기관장들의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깊이나 기싸움에서 일정부분 한계를 드러내는 등 허술함도 엿보였다.
부실국감 우려 불식…세세한 현안까지 다뤄
증인으로 나온 공단 김종대 이사장과 심평원 손명세 원장은 긍정과 부정, 주장과 사과를 반복하며 진땀을 뺐다.
부과체계 개선, 공단-심평원 갈등, 개인정보보호 등 예측 가능했던 굵직한 사안부터 상병수당제 도입, 건강검진 사후관리 확대, 치료재료 종합정보센터 필요성, 건보 신용카드 납부시 수수료 면제법 등 실무진의 손을 빌려야했던 세부사안들까지 다양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중 가장 많은 시간과 질의가 쏟아진 문제는 단연 '부과체계 개선'이었다. 평소 김 이사장의 논리대로 공단 민원부터 보험료 형평성・환수 문제는 물론 공단 내 인력배치 및 업무효율 등 다양한 현안들이 엮여있는 문제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건보공단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전형적인 사례가 복수사업장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이 없다는 것"이라며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만 하면 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재외국민 보험자격 취득 문제로 보험재정에 손실이 생기고 있다"면서 "의료 쇼핑하듯 입국해 3개월치 보험료 내고 비싼 수술 받고 돌아갔다 다시 입국해 한달치만 내고 보험 적용 또 받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도 "10년째 정부가 보험료 부과기준을 바꾸겠다며 논의만 반복하고 있다"면서 여타 의원들과 함께 불공정하고 문제 많은 현 부과체계에 대한 개선을 위한 방향 설정을 당부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2011년 취임사에서도 불형평성과 불공정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답답하다"면서 "2012년 8월 시뮬레이션까지 해 보건복지부에 건의했지만 정부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답했다.
다양한 현안들이 다뤄짐에 따라 복지위원들의 제언과 당부도 줄을 이었다. 특히 임기가 1달여도 남지 않았음에도 16일 국감의 질의응답의 대부분을 차지한 공단 김종대 이사장을 상대로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국감장의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였던 개인정보 유출 및 무단열람과 같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문정림 의원(새누리당)을 비롯해 이목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은 데이터의 사적 활용이나 빅데이터 사업확대에 따른 정보유출, 수사 및 상위기관의 요구에 의한 민감정보 열람 등의 폐해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일명 '수술실 습격사건'이라 불리는 현장실사 상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문 의원과 김춘진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등 몇몇 의원들이 지적하며 현장실사의 역할과 유사한 문제 발생빈도 등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과 같은 답변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담배소송, 건보료 징수 체납관리, 보장성 강화와 건보재정 건전성 확보, 심평원과의 업무협력 등 여러 현안들에 대한 부탁과 요구가 이뤄졌고 김 이사장은 모두 그러겠다는 답변으로 이행 또는 후임에게로의 이임을 약속했다.
국감 후반부에 접어들며 늘어난 심평원 관련 이슈들에 대해서도 위원들은 손명세 심평원장 의견과 의지를 확인코자 했다.
실제 박윤옥 의원(새누리당)은 "심평원이 갑 중 갑으로 등극해 여기저기서 불만이 많다"면서 약가제도 개선부터 7개 위원회 운영, 심평원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양승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자동차보험의 목적과 제도안착, 인재근・김현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DUR의무화 등의 사안들에 대한 검토와 방향성의 설정을 언급했다.
신경림 의원(새누리당)과 최동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 몇몇 의원들은 가산 수가를 비롯해 의료수가체계의 현실을 거론하며 단순화와 개선 노력에 대한 손 원장의 다짐을 받아내기도 했다.
위원 참여율 낮은 것은 아쉬움
위원들은 이와 함께 ▲건강보험 기금화 전환 등 재정관리 및 효율화 ▲건강보험 민원관리 등 대국민 서비스 개선 ▲건강검진 사후관리와 효과 극대화 ▲간호인력 누수와 처우개선 ▲호스피스 완화의료서비스 확대 등 김 이사장을 향한 질의와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손 원장에게도 ▲각종 수가의 정상화 ▲의료기관의 질 관리와 서비스 개선 ▲적정성 평가의 정상화 ▲항생제 사용에 따른 내성화 문제 개선 ▲심사통보기간의 현실화와 심사불능건 증가문제 ▲이중청구 방지 등을 주문했다.
두 기관장 모두에게 해당하는 ▲청구권 관련 기관간 협업 ▲빅데이터 활용 등 유사업무의 협조 또는 일원화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문제, 질 관리 등 노인장기요양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등을 제언하기도 했다.
다만 여러 현안에 대한 지적과 질의가 20명으로 구성된 보건복지위 위원 중 절반이 채 안 되는 인원들에게서 대부분 이뤄진데다 5차질의까지 자리를 지킨 위원은 8명에 불과했다.
국감에 참석한 한 기관 관계자는 "뜨거운 질타와 난제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부분 예상했던 질문인데다 깊이가 부족해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위 관계자는 "제기된 문제들처럼 대부분 위원들이 정책과 이슈에 대부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대중성을 비롯해 짧은 준비기간과 감사시간의 부족 때문에 세부적인 사안들은 서면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