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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수년 간 순종만 강요당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
전국 병원장들이 봉기했다. 참담한 저수가 정책이 지속되면서 생존을 위협 받게 되자 결국 단체행동이라는 극단의 방법이 동원됐다.
12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63빌딩에서 개최된 전국 병원장 회의에는 600여 명의 원장 및 임직원들이 참석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인사말에서 “정부는 지난 십 수년 간 길들여진 순종을 강요했고, 병원들은 끊임없이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병원을 쥐어짜서 건강보험 재정이라는 곳간을 채워놓고 돈쓸 곳을 찾느라 머리를 아파하면서도 정작 영양실조에 걸린 병원계에는 피 한 방울 수혈하기도 아까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0조원이 넘는 누적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의료공급자에 대한 보장과 배려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은 현실에 대한 통탄이다.
하지만 박상근 회장은 이날 병원장 회의가 단순하게 진료수가 인상을 요구하기 위한 자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전국 병원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진료수가를 올려달라고 시위를 하자는게 아니다”라며 “병원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백년을 내다볼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시작이다. 남은 임기 동안 병원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후대에 우수한 의료체계를 유산으로 남겨주기 위해서는 올바른 개혁을 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 날 회의에서는 ▲서울대 송호근 교수(사회학과)의 ‘의료선진국의 조건’에 대한 특강과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이규식 원장의 ‘의료정책의 기본 틀 정립’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다.
특강과 주제발표에 이어서는 ▲중소병원·대학병원·전문병원·요양병원 등 병원직능별 단체들의 생존위기에 처해 있는 의료계의 현실 타개방안에 대한 발표와 종합토론이 이뤄졌다.
종합토론이 끝난 후 정영호 정책위원장이 의료계의 현실을 알리고 보건의료정책 개선을 향한 전국 병원인들의 염원을 담은 결의문을 낭독한 후 이를 박상근 회장에게 전달했다.
‘보건의료 백년대계를 위한 전국 병원인들의 결의문’에서 병원협회는 ▲수가 정상화 ▲선진국 수준으로의 보건의료 규제 개선 및 의료전문가의 자율성·창의성 보장 환경 조성 ▲정책 수립·추진 시 의료전문가 단체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 ▲정부 정책의 합리적 개선 절차로써 정책 사후평가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