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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개편안 연기 발표 전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청와대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이후 당정협의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힌 복지부는 언제쯤 건보료 개편안을 내놓을까.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관련 현안보고’에서도 이 두 가지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문 장관의 건보료 개편안 발표 연기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문 장관을 매섭게 다그쳤다.
각종 언론이 보도한대로 박근혜 정부가 연말정산 파동으로 민심이 요동치자 정부가 지레 겁을 먹고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의 뚜껑조차 열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45만명의 고소득층 눈치를 보며 600만명의 저소득층 부담을 외면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박근혜 정부는 부자를 위한 정권”이란 야당의 프레임에 들어맞는 사례가 된다.
더욱이 이동욱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 위원으로 참여한 상태에서 "활용한 데이터가 2011년 표본자료로 한계가 있고, 국민적 공감이 필요하다"는 문 장관의 답변은 수차례 연기된 개편안 중단 사유로 충분치 않다.
건보료 개편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형평성 제고를 위해 그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고, 당선 후에는 국정과제로 적극 추진해왔던 사안이다.
복지부 장관의 독단적 판단으로 건보료 개편안 논의를 백지화 시킬 수 있는 사안이 못된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다. 오비이락일까. 문 장관은 소득 중심 건보료 개편안 연기 발표 전날인 27일 청와대를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날인 28일 역시 국회에서 진행된 ‘보육시설 아동학대 관련 긴급 현안보고’ 중 청와대에 다녀와야 한다는 이유로 급히 오후 일정 변경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 장관이 개편안 백지화 이후 복지부 출입 기자들과 만나 “제 뜻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 역시 청와대의 지시가 있어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뒷받침한다.
연기 발표 다음날 청와대 대변인이 두 차례나 건보료 개편 무산은 ‘오해’이고, ‘문 장관 독단적 판단’이라며 진화에 나섰다는 것 역시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그럼에도 문 장관은 일관성 있게 “스스로의 결정이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7일 청와대에 간 것은 맞지만 이는 6일 예정된 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김용익·김성주·인재근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문 장관을 향해 “안쓰럽다”는 말을 써가며 동정적 비판을 했다. 문 장관이 각종 의혹을 부인하기에 사실을 밝힐 수는 없지만, 문 장관 스스로 진실을 말하지 않는 데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었다.
이와 중에 책임론을 가장 먼저 들고 나온 사람은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이었다. 오락가락 정책 결정으로 정부 지지율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그 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사퇴론은 부상했다.
김 의원은 “건보료 개선안 번복은 임명권자의 엄청난 지지율 하락에 기여했다. 일부 부처 개각을 한다는데 책임지고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꾸짖었고, 같은 당 이종진 의원 역시 “일관성 없는 정책 집행에 국민들이 우려한다”며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질책했다.
문 의원은 “사퇴 문제는 인사권자 권한”이라며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