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를 대표하는 대학병원 2곳이 간접적인 홍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역이 비슷하다 보니 홍보 수단이 중첩되면서 보이지 않는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경쟁 당사자는 바로 강동성심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이다. 각각 증개축 공사와 공간 조정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 병원은 최근 마찰을 빚었다.
먼저 도발한 곳은 강동성심병원이다. 지난 3월 말 강동성심병원은 강동경찰서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협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협약에 따라 강동성심병원은 범죄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무료상담과 진료비 혜택을 위시해 성폭력과 가정폭력, 학교폭력 발생 시 병원을 긴급피난처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강동성심병원은 또 정신적 트라우마 등으로 고통스러워할 때 정상 활동이 가능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고 소개됐다.
자료 내용만 보자면 강동성심병원이 단독으로 강동경찰서와 MOU를 체결한 것처럼 표현됐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해당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기 시작하자 강동경희대병원이 발끈했다. ‘범죄피해자 보호 지원 업무협약’을 공동으로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업무협약식에는 강동경희대병원 곽영태 병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측은 황급히 사실 관계 수정에 나섰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첨부 사진을 유심히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번 MOU는 공동으로 체결한 것”이라며 “강동성심병원에서 급하게 자료를 배포하느라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러자 강동성심병원은 "중간에서 오해가 있었을 뿐 절대로 단독 MOU처럼 표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강동성심병원 관계자는 “강동경희대병원에 연락을 취해 원만히 해결했다”며 “같은 지역 내 병원끼리 다퉈서 좋을 것 없지 않은가”라고 언급했다.
강동경희 “5호선 고덕역은 우리 인근인데…”
이들 병원 간 미묘한 신경전은 지하철 광고에서도 엿보인다. 600억원이 투자된 증개축 공사가 마무리돼 가고 있는 강동성심병원은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며, 지역 내 홍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강동구 소재 5호선 라인에 강동성심병원 지하철 광고가 대대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강동경희대병원과 가장 가까운 5호선 고덕역에도 강동성심병원 지하철 광고가 대형 전광판에 실려 있다. 즉, 강동경희대병원 ‘안마당’에도 강동성심병원 광고가 게재된 셈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홍보도 중요하지만, 굳이 고덕역까지 했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병원 홍보를 일반 기업의 잣대로 적용해서는 안되겠지만 일정 부분 배려가 필요한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동성심병원 관계자는 “5호선 15곳 역에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며 “특별히 강동경희대병원 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