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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까. 담배소송의 주요 쟁점을 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이 강수를 뒀다.
흡연으로 인해 폐암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환자 정보를 담배회사에 전달해 반박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역학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를 비롯해 국내 전문가들을 초청해 흡연과 폐암의 역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해야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먼저 공단은 지난달 15일 3400여명에 달하는 환자정보를 소송 상대인 KT&G와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제조사 포함)에 제공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형준)이 지난 1월 16일 3차 변론에서 권고한 2개월을 정확히 지켰다.
3차 변론 당시 담배회사들은 역학적으로 폐암에 대한 흡연 피해를 주장한 공단의 논리로는 개별 환자에 대한 흡연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반박했고, 직접 피해자들조차 모르게 소송이 진행된다는 문제점 등을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공단 담배소송 관계자는 "하루 한 갑, 20년 이상 담배를 핀 소폐포암 및 선암 환자들의 흡연기록과 진단명, 담당 진료기관, 주민등록번호 일부 등 개인정보법상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에서 담배회사들의 주장을 수용해 폐암과 흡연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증명할 필요성을 제기했고, 담배회사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반론을 준비해 제대로 논쟁을 벌여보자는 의미에서 기일에 맞춰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학연구 인정돼야"… 국내외 전문가 모여 공단 '지지' 선언
공단은 이처럼 환자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오는 5월 15일로 예정된 4차 변론을 담배소송의 분기점으로 보고 논리강화에도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 오후 공단 지하 1층 강당에서는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 역학적 증거가 가지는 의미'라는 주제로 전문가 초청 세미나가 열렸다.
특히 이 자리에는 '역학의 철학'을 펴내며 역학연구의 포괄적이고 철학적인 논의를 최초로 제시해 과학철학의 한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철학자 '알렉스 브로드벤트(Alex Broadbent)' 교수(요하네스버그대・사진)도 함께 했다.
브로드벤트 교수는 '역학적 증거로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일반적 인과관계는 인정하며 개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흡연자가 폐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흡연을 중단하는 것이 불합리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는 오류를 범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즉, 역학적 증거는 개인이 소속된 집단의 경향이나 유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집단의 경향은 인정하면서도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경향은 인정할 수 없다는 오류를 범하는 행위와 같다는 설명이다. 이에 흡연 위해성에 대한 역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브로드벤트 교수 외에도 국제역학회지 편집위원인 강영호 교수(서울의대)는 보건의료 연구분야에서 가지는 역학의 전문성과 연학연구로 밝힌 폐암에서 흡연이 가지는 인과적 기여도 등을, 박소희 교수(연세대 보건대학원)는 흡연의 폐암 등에 대한 기여위험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