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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대한 병원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방적 수가결정 구조는 물론 비합리적 가격 산정이 주된 공분 사유다.
특히 작금의 상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업무 위탁 당시 우려했던 부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선 병원들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달 초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 일부 개정안’이었다.
국토부는 이 개정안에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권 보장 차원에서 모발이식술 수가를 신설했다. 즉 자동차보험에서 모발이식술도 보상해 주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취지는 ‘공감’, 과정은 ‘반감’
하지만 병원계는 즉각 반발했다.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진료권 확대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그 결정 과정과 수가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병원들은 제시된 모발이식술 진료수가는 의료공급자의 적정금액에 대한 조사나 고려없이 과거 보험회사 등이 인정한 금액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고시가 시행되기 전 국토부는 단 한 차례도 의료단체들과 만나 공식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국토부의 의견수렴은 이메일을 통한 개정안 발송이 전부였다.
진료수가 하나를 결정하기 위해 전문평가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전문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는 건강보험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한 병원계 인사는 “이러한 일방향적 수가결정 구조에서 자동차보험에 건강보험을 준용하겠다는 국토부의 방침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성토했다.
금액 산정 폐해, 우려감 고조
정액수가 산정도 문제다. 국토부의 개정안에는 모발이식 수가가 금액으로 명시돼 있다. 예를 들어 ‘1000모 이하 이식하는 경우 200만원’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정액수가로 산정될 경우 별도의 가격 인상 기전이 없어 일정기한이 경과되면 최소한의 임금인상 및 물가상승도 반영되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
제시된 금액도 마뜩잖다. 개정안에는 모발이식술을 소, 중, 대로 분류, 소의 경우 240만원, 중 450만원, 대 660만원의 가격이 명시돼 있다.
이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통용되는 수준이 아닌 그 동안 보험회사들이 인정해온 관행수가라는 지적이다.
실제 국토부가 모발이식술 가격 산정 근거로 활용한 자료에는 ‘보험회사 등의 인정금액’이라고 분명하게 명시돼 있었다.
이번에도 심평원, 커지는 공분
무엇보다 이 의견서를 국토부에 제출한 주체가 바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점에 병원계는 공분했다.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업무 위탁을 받은 심평원이 본연의 업무 영역을 넘어 수가 산정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병원계 인사는 “심평원이 수가 산정에 관여하는 것은 업무범위 일탈”이라며 “더욱이 보험회사 관행수가가 적절하다는 의견은 공공기관이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병원계의 지적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부분 인정과 부분 해명의 입장을 취했다.
우선 정액수가 산정에 대해서는 건강보험과 같이 상대가치점수제로 전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사실상 병원계의 주장을 수용한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액 고시 보다는 상대가치점수로 산정하는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향후 의견수렴을 통해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성이 높은 의료단체에서 상대가치점수 도입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결과나 의견을 개진해 달라”며 “이번 고시는 일단 금액으로 진행한 후 변경고시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토부는 수가결정 구조의 일방향성이나 심평원의 업무 일탈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다.
이 관계자는 “고시 이전 유관단체들과 개정안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다”며 “반드시 오프라인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어 “심평원의 수가 산정 참여는 오해다. 의견을 구하는 정도다”라며 “수가 산정 주체는 국토부이지 심평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