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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 병·의원계가 ‘복지부’ 독립 개편 주장을 내세웠지만 보건의약계 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6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사태의 범정부차원의 대책으로 보건부 독립 개편을 건의했다.
현재 보건과 복지 분야가 공존하는 체계 때문에 메르스 조기대응이 미흡했고, 컨트롤타워 역할이 수행되지 못한 만큼 보건부를 신설해 위상과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를 비롯한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등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병협과 의협으로부터 공동 기자회견 주최를 제안 받았던 간협, 치협, 약사회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병협과 의협이 사전논의도 거치지 않고 내용이 확정된 기자회견문을 제시하며 각 단체들의 참여를 요구했다는 데 불쾌감을 내비쳤다.
간협 관계자는 “처음부터 공동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보건부 독립 내용의 기자회견을 함께 하자는 요청을 받았다”며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 보건부 독립 주장과 우리 협회 의견이 달라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협회 내에서는 보건부 독립, 복수차관제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치협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보건부 독립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메르스가 종식되지 않은 시점에서 구체적인 논의 없이 주장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치협 관계자는 “원론적으로는 보건부 독립에 찬성하지만 검토해볼 사항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보건의료계가 공조해서 한 목소리를 내고자 보건의료단체장협의회가 존재하는데 긴급안건 등으로 논의라도 했으면 모르겠지만 이번 기자회견은 의협과 병협의 일방적인 요청이었다”고 전했다.
사전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에서는 약사회 역시 공감대를 같이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의 조직 개편은 보건의료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섣불리 주장을 펼치기 보다는 각 단체들이 상호존중 아래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이끌어 낸 후에 진행됐어야 하는데 이번 의협과 병협의 기자회견은 시기상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부 독립이라는 사안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 조직체계를 바꾸고 이를 국민들을 설득하려면 방향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안과 빈틈없는 검증이 필요한데 아직 이에 대한 논의가 전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한의협은 즉각 성명발표를 통해 “보건부 분리 요구는 양의사 이익을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며 병협과 의협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의협 관계자는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질병관리본부 본부장·감염병관리센터장, 질병예방센터장 등 메르스 초기 대응 실무책임자들이 모두 양의사 출신이지 않느냐”며 “메르스 초기 확산 저지 실패 원인이 아직 파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보건부 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방역체계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나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이후에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국가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정치적 프레임을 형성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