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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의사의 제세공과금을 병원이 대납해 주는 대신 퇴직금을 주지 않기로 하는 소위 ‘네트제’로 근로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병원이 임금소송에서 패소했다.
의사가 최종적으로 퇴직할 때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현행 법규에 위배돼 '무효'라는게 법원 판단이다.
서울북부지법(판사 김수영)은 최근 의사 오모씨가 서울 중랑구 소재 A병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병원이 퇴직금과 연차 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병원은 오히려 “의사 오씨가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며 “퇴직금과 동일관계인 제세공과금 1억6805만여원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병원에 반환해야한다”고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오씨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A병원 신경과 과장으로 근무하다 2011년 8월 퇴직했다.
병원은 2010년1월부터 2011년7월까지 B씨에게 매월 말일에 115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2011년 8월 말일에는 1250만원을 지급했다.
근로계약 당시 의사와 병원은 의사가 실제 수령할 총 급여액을 정해 이를 보장해 주면서 의사가 납부할 근로소득세, 주민세, 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병원이 대신 부담하기로 했다.
이후 병원에서 퇴직한 오 씨는 “병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병원 측은 “병원이 대납한 제세공과금이 미지급 퇴직금보다 훨씬 많으며, 퇴직 후 2년3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퇴직금 청구를 한 점 등에 비춰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의사 오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소득세 등 병원이 대신 부담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은 것으로 해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사복무규정 11조에서 ‘의사의 연봉에는 퇴직금이 포함돼 산정하고 별도로 퇴직금을 원하는 의사는 연봉협상에서 특별계약항목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규정을 적용한다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는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이므로 강행법규에 위배돼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이 대신 부담한 근로소득세 등은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해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부당 이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병원이 오 씨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월1448만561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6382만6295원과 연차 휴가수당 251만7772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