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미달 미달 또 미달…병원들 자포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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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전공의 모집 정원을 채운 의료기관은 가뭄에 콩 나듯이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 가릴 것 없이 참패였고, 병원 규모도 전혀 상관 없었다. 2015년 후반기 전공의 지원 경쟁률은 바닥 그 자체였다.

지난 18일 후반기 전공의 모집이 전국 104개 의료기관에서 마무리됐다. 데일리메디가 지원 종료 직후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집 정원을 채운 곳은 극히 드물었다.[아래 표 참조]

경희대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홍익병원(가나다 순) 등이 간신히 정원을 채웠을 뿐 나머지 병원은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이번 후반기 전공의 모집은 지난 14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지원기간이 짧았다. 그러나 17일(월), 18일(화) 양일간에도 임시공휴일과 마찬가지로 전공의 지원 문턱을 두드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원자가 아예 0명인 곳이 상당수였기 때문에 의료기관 관계자들 역시 맥이 풀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 소재 A대학병원 관계자는 “전반기 모집 상황이 심각했는데 후반기라고 나아질 리 있겠는가”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대를 해봤으나 지원하는 사람 자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서울 소재 B대학병원 관계자 역시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지원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이미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공의 모집 미달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방에서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지방 소재 C대학병원 관계자는 “외과, 내과 가릴 것 없이 경쟁률 자체가 저조해지고 있다”며 “극히 일부 인기있는 진료과목은 이미 전반기에 인원이 다 충원됐다. 하반기 경쟁률이 낮은 것은 당연지사”라고 말했다.

소위 ‘Big 5’ 병원도 이번에는 미달 현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단, 서울대병원은 예외였다. 서울대병원은 내과 4명, 신경과 1명 등 총 5명이 지원함으로써 경쟁률 1.67를 기록했다.

그 외 가톨릭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은 모두 정원에 지원자가 부족했다. 이 중 가톨릭의료원은 피부과에서 8: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나머지 진료과목은 경쟁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지원자가 적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아예 전공의 모집 담당자가 후반기 모집 마감 당일임에도 불구하고, 휴가 중인 경우도 있었다. 또한 국립공주병원, 동아대병원, 삼성창원병원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지원율 공개 자체를 꺼렸다.

D대학병원 관계자는 “아무리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전반기에 비해 관심이 저조해도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며 “매년 반복되는 미달 현상에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