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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43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경증질환자 중 단 한 명도 동네의원으로 회송하지 않은 병원이 무려 18개소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42%에 이르는 수치다.
대한의사협회(추무진 회장) 의료정책연구소와 국회 김용익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이 ‘의료전달체계 현황 분석 및 개선 방안’을 주제로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확인됐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외래 경증질환자 1000명당 1.6명만이 동네의원으로 회송했으며 이 중 ‘빅4’라고 불리는 대표적 병원인 서울대병원은 4만4945명의 외래 경증질환자 중 단 7명(0.016%)만 돌려보냈다.
서울아산병원은 5만1249명 중 21명(0.041%), 세브란스병원은 5만568명 중 10명을 회송(0.021%)했고 삼성서울병원은 6만3872명 중 510명(0.798%)을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경증질환자가 다시 병원급에서 동네의원으로 회송된 사례는 매우 미미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의과계 의료기관에 대한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동네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지난 2003년 45.5%에서 2014년 27.5%로 급락했다는 점에서 상황은 심각해진다.
10년 새 거의 ‘반토막’ 난 셈인데 의협은 “이는 대형병원들이 경쟁적이면서 무분별한 외래진료 기능을 확장해 동네의원의 진료기능과 역할을 크게 위축시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2014년 한 해 동안에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동네의원의 건강보험 외래 급여비 수입의 12%에 해당하는 1조6000억원 규모를 쓸어갔다.
의협은 “이로써 메르스로 인해 국가방역체계 핵심 현안으로 부각된 ‘의료전달체계’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제 기능을 못하는 허울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번 조사결과 “동네의원에서 충분히 진료할 수 있는 경증질환에 대한 외래 환자들까지도 상당 수가 블랙홀처럼 대형병원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의협은 “정부가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 온 ‘의료기능 재정립 기본 계획’ 역시 이렇다 할 정책적 효과를 도출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 등 의료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성토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최재욱 소장도 “대형병원의 공격적이고 무분별한 외래 진료 확장과 함께 환자 의뢰-회송체계 부재가 맞물리면서 가뜩이나 형식적인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협은 의뢰-회송 체계 강화·상급병원 지정 기준 상향 조정·동네의원 역점질환 확대 등 의료전달체계 확립 유인책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진료의뢰수가 신설은 이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대폭 강화 ▲무분별한 병상증가 억제 방안 강구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점질환 확대 ▲동네의원 진찰료 정상화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 관리료 신설 ▲진료의뢰수가 신설 등 보다 실질적이고 폭넓은 개선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의협은 “동네의원에서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하고, 상급병원의 진료가 종결된 환자를 다시 동네의원으로 회송하는 의뢰-회송체계를 관리하는 기전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