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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정감사] 대한민국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앞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손명세 원장이 고개를 숙였다. 가지고 있는 권리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위원들은 지난 22일 공단・심평원 통합국정감사에서 부과체계 개편과 보장성 확대・강화, 비급여 통제 등 주요 현안들과 함께 지난해와 유사한 20여 가지 안건에 대해 기관장들을 질타했다.
특히 양 기관 간 역할갈등과 타 기관과의 업무협조 등 직접적인 권한과 영역, 국민을 중심에 둔 행동을 강조하며 불합리함과 문제점을 고쳐나갈 것을 당부하는 말들이 오갔다.
심지어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양 기관은 정부의 시녀가 아니다. 보건복지부 눈치만 보지 말고 주도적으로 사안을 추진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필요한 것은 요구하고 소신을 가지고 발언할 것은 하라"고 주체성을 강조했다.
"공단, 건보재정 지속 가능성 등 관리기능 확립해야"
이날 국정감사에서 공단을 상대로 거론된 대표적인 사항으로는 건강보험료 징수 및 요양급여 지급금 환수의 미미함, 전자건강보험증 도입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건강보험증 부정사용 관련 현황을 공개하며 공단의 존재이유와 관리미흡, 부정수급 방지에 대한 부족한 의지를 지적했다.
그는 "공단 자체파악이 불가능해 수사기관에 의뢰한 사람이 1596명에 달한다. 하지만 범인 검거는 708명(44%)에 불과했고, 절반이 넘는 893명은 몇 년째 수사 중이거나, 내사종결, 미제편철 하는 등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기관의 의지 부족도 문제지만 공단의 안일한 태도와 업무방식 탓이 크다"면서 "할당된 목표금액만 채우면 되기에, 번거로운 수사보다 자체파악을 통해 손쉽게 실적을 달성하는 경향이 높다"고 업무를 대하는 임직원들의 태도와 주인의식 부족을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최동익 의원은 전자건보증 추진 배경과 과정에 대해 지적하며 "제대로 된 조사나 연구 없이 막대한 비용을 소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거나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역할 방기이자 탁상에서의 편의적 발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면밀한 검토와 검증을 당부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은 현지조사 문제를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난 5년간 현지조사 요양기관의 85%인 2645개소가 부당이득을 취해 약 780억원을 편취했고, 적발 후 이행여부 점검에서도 여전히 많은 요양기관이 적발되고 있다"며 조사범위 확대 등 권한의 적극적인 활용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건강보험제도는 소득재분배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이 진료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정책"이라며 보험자로써 주어진 기본역할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심평원, 국민 위한 전문심사・평가 역량 강화해야"
공단이 건강보험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역할과제로 받았다면 심평원은 보편적 의료보장 확대와 전문성, 전산화에 근거한 합리적 심사・평가 수행을 요구받았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심평원은 국민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매일 체크하고 이를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 및 의료행태를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운을 땠다.
이어 "의학 발전 속도에 맞게 심사할 수 있도록 심사기준 점검을 통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며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심평원의 급여결정, 심사와 평가, 성과지불, 진료비 지불제도와 관련된 기능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신경림・박윤옥 의원은 의료계 입장에서 심평원의 역할과 권리행사를 문제 삼았다.
신 의원은 "1인 약국이나 소규모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경우 업무가 바빠 미처 청구하지 못한 요양급여비용이 많다"며 "알림서비스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형식적인 차원에 그쳐 청구가 누락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의료선진국이라는 겉모습과 달리 현 의료시스템으로 의료체계가 유지되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며 급여기준의 불합리함과 그로 인한 국민 의료비 증가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하고 심평원의 존립근거인 심사와 평가의 투명성과 공정성, 예측가능성 강화를 요청했다.
반대로 새누리당 이종진・장정은 의원은 국민의 입장에서 심평원의 기능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이 의원은 심장수술의 지역별 사망률 격차자료를 내보이며 "사망률의 격차가 크다. 환자의 수도권 쏠림과 지방 병원의 투자여력 부족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를 돕는 것도 심평원의 정책자문역할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와 달리 장 의원은 상급종합병원 선정 등의 기준을 언급하며 "질병관련 적정성을 포함해 상급종합병원의 선정 취지에 합당한 기준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병원운영이 경영적 차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과체계 개편 등 주요 현안 지적도 이어져
이 외에도 이날 국감에서는 현지조사와 사무장병원・의료생협 문제, 치료재료 및 의료기기 관리 및 급여책정의 미비점, 건강검진 사후관리 및 효과 극대화, 의료계와의 소통・상생・통제 강화, 요양병원 및 시설의 문제와 노인장기요양제도 개선, DUR의무화, 병원 인증기준 및 평가방법 합리화와 고도화, 진료비확인제도 등 수많은 사안이 다뤄졌다.
이들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거론된 사안은 당정협의체가 구성되는 등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부과체계 개편'이었다.
당정협의체에 참여하지 못한 야당 의원들은 성상철 이사장을 향해 개편 의지를 물으며 필요성을 강조했고, 협의체에서 대략적인 내용을 논의한 여당 의원들은 합리적 방안의 모색을 위한 다양한 검토를 촉구했다.
보건복지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은 "부과체계 개편에 대해 강력히 촉구해왔다. 이원화된 현행 부과체계는 저소득 가입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부담을 주는 등 역진성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지금이 개편의 적기다. 만반의 준비를 다해달라"는 말을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의 경우 "공단의 수장이자 보험자의 대표로 (부과체계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기본적인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질타해 "업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겠다"는 성 이사장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반면 새누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은 최저보험료 도입 모형 등 당정협의 사항을 일부 거론하며 "부과체계 개편의 중대성을 감안해 재정손실 보전, 범정부 사회적 합의체 구성과 같은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검토해 향후 계획을 알려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입장에서 격론이 오간 부과체계 개편과는 달리 양당이 입을 모아 지적한 사항으로는 보장성 강화 방안과 비급여 진료에 대한 통제 혹은 관리 방안의 마련이다.
김춘진 의원을 시작으로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안철수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은 구체적인 방법론에서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비급여 비용의 통제와 보장성 강화를 위한 공단과 심평원의 노력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비급여의 급여화 및 표준화, 비급여 비용에 대한 공개와 실태조사, 신의료기술 평가 등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급여체계 및 기준 재검토,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 보상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이 같은 여러 의원들의 지적과 요구에 손명세 원장과 성상철 이사장은 부연설명을 할지언정 부정하거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대체로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 이사장의 경우 "지적이 옳다. 잘못을 시인한다. 고치도록 하겠다"는 등의 말과 함께 사안에 따라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