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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정보보호를 둘러싼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 정부 간 갈등이 다시금 불거질 조짐이다.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화에 이어 이번엔 전자의무기록 외부기관 위탁운영・관리가 문제시됐다.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따라 오는 9일부터 전 의료기관의 환자관련 정보 보호조치를 의무화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탁교육 미이행 기관을 중심으로 행정자치부 현장점검 및 행정처분을 예고했다.
더욱이 금년 6월부터는 의료기관도 각종 위협으로부터 주요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관리・운영하는 'ISMS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따라서 내부직원 교육 및 시스템 구축 등 정부가 제공한 가이드라인 이상의 환자진료정보 보호조치와 인증획득에 의료기관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의료정보의 의료기관 외 저장 및 관리가 가능토록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구랍 28일까지 의견을 받았다. 의료기관 내 관련 시스템 및 체계 구축이 어려울 경우 이를 위탁해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자 의료계에 이어 보건의료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은 입법예고 마지막 날 복지부가 공고한 전자의무기록 관리 및 보존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현행 의료법상 금지된 전자의무기록을 의료기관 외부의 전문기관에 위탁관리를 허용하는 행위가 결코 안전한 보호조치가 아니며 과거 복지부의 유권해석을 뒤집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보건연은 과거 의료정보의 클라우드 적용을 질의한 기업들에게 복지부가 '외부 유출시 정보주체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 사례를 들어 "외부 보관시 유출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정부가 인정하곤 지금에 와서는 이를 허용하려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전자의무기록을 외부기관에 위탁해 보관・관리할 경우 데이터가 집적될 가능성이 높고, 데이터 전송과 집적과정에서 정보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 특히 네트워크상 정보전송에 대한 규정이나 규제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해킹 등의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앞서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관련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상위법인 의료법 제21조를 위반할 소지가 큰 내용을 가진 엉터리 개정안"이라며 "규제를 철폐하는 개혁안이 아니라 전국 병의원들에게 엄청난 규제를 새로 만드는 개악안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일부 개원가에서는 시스템 차원에서 전산기업이 의원급 의료기관보다 보안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관리의 용이성과 효율성 등을 들어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한편, 전산직원 및 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는 병원가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정보 위탁에 따른 편의성을 인정하면서도 환자정보 및 병원경영정보 등 민감한 정보의 유출에 따른 피해가 커 섣불리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외부기관 위탁은 의무가 아닌 선택 사안임을 강조하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전 규제강화 외 정보유출에 따른 책임문제 등 사후대책에 대해서는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