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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과 강청희 상근부회장이 결별했다.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어 한 곳으로 힘을 결집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계 종주단체의 체면도 구겨질 대로 구겨지게 됐다.
소위 회장의 오른팔과도 같은 상근부회장이 해임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 격한 내홍이 새 인물 교체로 봉합될 지 미지수다.
이와 관련, 추무진 회장은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전 강청희 상근부회장에게 “더 이상은 함께 갈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한 후 인사 개편안 발표를 위해서다.
김록권 전 국군의무사령관을 새 상근부회장으로, 지난 38대 집행부 이용민 전 정책이사를 의료정책연구소장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사실 의료일원화 등 굵직한 사안에서 대립각을 세워왔던 추무진 회장과 강청희 부회장이 결별 수순을 밟은 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내포돼 있었다는 것이 전반적 시각이다.
종종 마찰음을 빚었던 둘의 관계는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됐다. 그러면서 추 회장은 한 달 전부터 강 부회장에 자진 사퇴를 권고한 반면, 강 부회장은 불명예스럽게 사퇴하지 않겠다며 본인의 뜻을 고수해 왔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부 전국 시도의사회장 등으로부터 강청희 부회장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는데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 봤을 때 불가피하다는 게 추 회장의 공식적 입장이다.
실제 추 회장은 경질 이유에 대해 한 마디로 ‘인적 쇄신’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공문에는 “그 동안 협회 상근부회장직을 수행해 오면서 노고를 다한 데 대해 11만 회원들을 대신해 감사하다. 하지만 협회에 대한 인적 쇄신이 요구되고 있고 원활한 회무 운영을 도모해야 하는 회장 입장에서 상근부회장 등 일부 임원들을 교체해야만 하는 중대하고 힘든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강 부회장은 즉각 납득하기 힘들다고 맞섰다.
그는 “인적 쇄신이 이유라면 더더욱 이번 인사를 납득하기 힘들다”며 “오는 24일 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적어도 억울하게 사퇴하는 일은 없도록 할 생각”이라며 못 박았다.
강 부회장은 “그 동안 추 회장이 39대 회장으로 당선될 때부터 지금까지 의정합의 이행추진단장,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협회를 위해 생업을 접고 일한 대가가 이것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 부회장은 “앞으로 잘못된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지 않은 채 본인과 뜻이 다르다고 해서 해임한다면 누가 협회에 들어와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향성을 다시 잡을 수 있는 일임에도 내부 소통을 거부한 채 그대로 간다면 결코 회원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며 “인적쇄신이 단지 특정인을 경질한다고 해서 될 문제는 아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현재 의협 내부 조직의 불안정에 대해서는 강 부회장 역시 상당 부분 인정했다.
그는 “의료계 조직은 이미 와해됐으며 구심점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로 뭉치고 힘을 모아야 된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전문가 단체로서 위상과 올바른 의료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무진 회장이 그 동안 대관활동을 비롯해 전방위로 뛰어온 강 부회장을 직권으로 해임한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가 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추 회장으로선 이대로 가면 지역 시도의사회장들 여론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고 총회에서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경우, 더 힘든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의협 한 관계자는 "그 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드문 사례이긴 하다. 사실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인데 안타깝다”면서도 "다만 추 회장도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오는 24일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몰아친 추무진 회장의 인사 개편 후폭풍이 어떤 방향으로 몰아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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