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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지도교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여의사가 승소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의사 A씨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B 前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의 성희롱 및 강제추행으로 A씨가 정신적 손해를 입었을 게 분명한 만큼 B씨가 정신적 손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B 前 교수는 성추행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난해 서울백병원으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아 병원을 떠난 상태다.
A씨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지난 2013년 사건 이후 병원을 그만두고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다가 2015년 12월 B 교수가 또 다른 부하직원들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병원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추가 피해자를 막고자 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A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인턴 근무를 막 시작한 무렵이었다. 인턴들과의 회식장소에서 B씨는 A씨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희롱과 강제추행을 일삼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희망하던 A씨는 결국 그해 7월 병원을 그만뒀고, 이후 전공의 수련도 포기한 채 모 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고 있다.
이후 A씨는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씨의 주장 받아들여 ‘1500만원 지급’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가 성추행 사건 이후 A씨에게 ‘오해를 한 것 같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 A씨가 퇴사한 뒤 통화를 시도한 점 등에 주목했다.
특히 'A씨에게 접촉하지 말라'는 병원 지시에도 불구하고 징계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 A씨의 남자친구와 합의를 시도한 점은 성추행이 실제 있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들게 한다는 게 법원의 결론이다.
또한 “A씨가 성추행을 당한 회식 이후 귀가하면서 친구에게 사실을 털어놨고, 동료와 SNS 상에도 추행사실을 알렸다”며 “일반적으로 밤늦은 시간에 굳이 지인과 메신저를 통해 허위진술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경우 의당 형사소송으로 진행될 문제였지만 사건 발생 시점이 성폭력 특별법 개정 전으로 형사처벌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돼 시효가 남은 민사소송으로 진행됐다.
A씨는 “병원 내 위계에 의한 성추행은 드문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부분 가해자는 윗사람으로서 피해자들의 커리어와 미래를 손아귀에 쥐고 있어 문제제기는 어렵고 피해 사실은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승소확률이 낮은 지연 고소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13년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꿈을 접었 듯 또 다른 피해자가 그의 만행으로 자신의 분야를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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