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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약품(대표 김영학)이 야침차게 개발 중인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년 전인 지난 2016년 3월 유럽서 임상 1상에 돌입해서 늦어도 금년 상반기에는 결과물을 도출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대약품은 임상시험 시작을 못한 채 임상시험계획서만 제출한 상태로 아직 허가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임상시험이 1년 여 이상 지연된 원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약품이 개발 중인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HD-6277)은 체내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기전으로 하루 한 번의 복용만으로도 혈당 조절이 가능하며,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이 매우 낮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는 이를 인정받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으로 물질 개발을 완료하고 전임상시험을 거쳐 지난해 초부터 해외 임상1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약품은 지난 2016년 2월 1일 주주총회에서 3가지(GPR119, HD-2356, HD-6277) 경구용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며, 그중 당뇨병 신약 1개 과제(HD-6277)가 글로벌 임상 진입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공개했다.
또한 같은 달 29일에는 ‘현대약품, 당뇨병 치료제 신약 유럽 1상 임상 준비 중’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공식적으로 언론에 배포했다.
회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 과제(GPR40 agonist)의 유럽 현지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준비 중”이라며 “임상시험계획(CTA) 승인 신청을 위해 1상 임상시험의 전반적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발 중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HD-6277)은 체내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기전으로 하루 한 번의 복용만으로도 혈당 조절이 가능하며,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이 매우 낮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작년 가을 해외임상시험 전담 임원 갑자기 퇴사
하지만 1년이 지난 금년 3월 현재까지 현대약품이 해외 임상 1상을 위한 임상시험 계획서 제출을 완료했다는 보고만 있을 뿐이다. 1상 임상을 끝냈는지, 그리고 종료됐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통상적으로 1상 임상시험은 계획서를 제출하면 1개월여 심사를 거친 후 짧으면 3개월, 아무리 길어도 12개월 정도면 완료된다. 평균 6개월여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제약계 관계자는 “현대약품은 독일에 임상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처음에 거부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몇차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약품에서 이번 임상을 주도했던 임원이 지난해 가을 갑자기 퇴사했다. 이후 허가계획서 제출을 포함 임상시험 진행 자체가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디는 이에 대해 현대약품 측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현대약품이 공식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며 발표했던 해외 임상시험을 무슨 연유로 1년 동안 착수하지 못한 것인지 배경이 궁금해진다.
1상 임상시험 지연 이유 '간독성설' 제기···회사 "무관하다"
현대약품이 해외 임상시험에 돌입하겠다는 발표 이후 1년 동안 이렇다 할 결과물이 도출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그 이유로 간독성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로 글로벌제약사 D社가 앞서 같은 기전에 기반한 연구를 수행 하던 중 임상 3상에서 간독성이 발견돼 이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약품은 지난 2014년 10월 6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슷한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사업단 소식지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선행 연구가 간독성에 의한 임상실패를 선언한 뒤, 현대약품은 연구 진행 자체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이 될 수도 있기에 거의 모든 학회를 빠지지 않고 가서 의견을 듣는 등 원인 파악에 적극 나섰다.
간독성은 현상이고 그 원인은 분자적으로 규명해야 인정을 받는데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현상 뿐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대약품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긴밀히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연구 중인 화합물에서의 간독성 여부를 위한 연구도 추가로 진행하는 등 중간점검을 거쳤다고 했다.
당시 사업단과 인터뷰를 한 현대약품 이재걸 연구소장은 “다행스럽게도 연구에서는 간독성 원인이 집단적 효과(class effect)가 아니라 화합물의 영향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우리는 HD-6277을 타깃하는 것으로 화합물의 구조가 달라 동일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다양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이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는데, 공통 의견은 연구를 중단해야 할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선행 연구가 임상 막바지인 3상에서 간독성으로 실패를 선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약품도 같은 이유로 임상시험에 착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지만 회사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 해외 임상 1상을 진행했던 것이다.
개발 후보물질 ‘HD-6277’→‘1605’ 넘버링 교체
이상한 측면이 또 있다.
현대약품이 정부 R&D지원금을 수주해 진행하는 신약개발 후보물질의 넘버링이 최근 교체된 것이다. 연구 시작부터 ‘HD-6277’로 명명되던 넘버링이 언제부터인가 ‘1607’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금년 2월 28일 공개된 현대약품 사업계획서는 연구개발 무문의 경우 지속적인 R&D 투자 성과로 2가지 경구용 당뇨병치료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했고, 그 중 1605과제는 글로벌 임상 1상을 위한 임상시험 계획서 제출을 완료했다고 명시했다.
현대약품은 또 1607과제는 글로벌 임상 1상 진행을 위한 전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2개 과제의 성공적 임상을 통해, 기술수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기회가 얻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약품이 진행한 R&D사업은 ▲호흡기 치료제 HOB-051 개발 ▲진해거담제 HOB-048 개발 BPS-015 개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HD-6277 개발 ▲새로운 적응증(Melasma 치료)으로 개발 중인 외용제 HTB-003 개발 ▲담도암 치료제 ASLAN-001 개발 ▲탈모방지 의약외품 HTB-005 개발 ▲알쯔하이머성 치매 복합제 HOB-075 개발 ▲경구용 기미치료제 HOA-027 개발 ▲중증 이상의 치매환자 신규 복합제 BPS-034 개발 등이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은 HD-6277뿐인데 금년도 보고서에는 6277이 1605로 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임상시험을 허가받은 것이 아니라 계획서 제출을 완료했다고 밝혀 사실상 1년 여가 지났지만 임상시험에 착수하지 못한 것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현대약품 관계자는 "넘버링 교체는 임상시험 물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보안상 이유로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현대약품 측은 데일리메디가 1년 전 발표했던 해외 임상시험 내용과 관련돼서 정식 허가가 됐는지, 그리고 실제로 임상시험에 착수했는지 등에 대한 질의에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제약사 관계자는 “상장회사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해외 임상시험에 착수할 것처럼 해놓고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임상시험 시작은 커녕 계획서 승인 여부도 불확실하고 또 이에 대해 가타부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윤리적 측면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