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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을 비롯해 녹십자·대웅제약·종근당 등 국내 상위 제약사들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중위권 제약사의 연간 매출액에 육박하는 규모다.
대부분의 중위권 제약사들은 경쟁력이 부족한 제네릭이나 도입 의약품으로 실적을 유지하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양극화가 가중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구조를 깨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 일부 중위권 제약사들이 매출액 상당부분을 R&D에 쏟아 부으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상장제약사 중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지 않으면서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한 제약사는 부광약품·유나이티드제약·한올바이오파마·셀트리온제약·비씨월드제약 등 5곳이다.
한올바이오파마와 셀트리온제약은 대웅제약과 셀트리온이라는 든든한 모기업을 두고 있어 R&D 투자에 용이한 편이다.
반면 모기업 없이 R&D 투자로 인한 경영악화를 감내해야하는 제약사의 경우 과감한 투자가 어렵다. R&D 투자로 결실을 내기도 어렵거니와 국내 제약업계 구조상 신약개발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광약품과 유나이티드제약의 행보가 눈에 띄는 이유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1386억원의 매출 중 25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비중으로 보면 상장제약사 평균인 7%를 크게 웃도는 18.4%다. 부광약품보다 R&D 비중이 높은 제약사는 셀트리온과 한미약품 뿐이었다.
부광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체 개발 중인 당뇨병 신약 ‘MLR-1023’를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병용투여 시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2b상을 승인받았다.
MLR-1023은 인슐린 세포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효소인 린카이네이즈를 활성화해 인슐린 혈당 강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기전을 갖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2a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부광약품은 이 물질에 대한 임상 2상을 마치면 다국적제약사로 기술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부광약품의 주력제품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군과 함께 당뇨치료제 라인업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인 콘테라파마에서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JM-010’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 물질은 지난해 전기임상 2상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고 지난 3월에는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에 지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LSKB와 함께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표정항암제 ‘아파티닙’과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SOL-804’도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13.2%의 R&D 투자를 감행했다. 비율상으로는 2015년 13.5%에 비해 다소 떨어진 모습이지만 이는 매출 성장에 따른 것으로 투자금 자체는 16억원 늘어났다.
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이라는 자사의 장점을 살린 R&D투자가 특징이다. 지속적인 개량신약 R&D 투자로 지난 2010년 개량신약 ‘클란자CR정’을 시작으로 지난해 ‘가스티인CR정’까지 총 5종을 시장에 내놨다.
파이프라인에는 개량신약 후보물질만 26종이 자리하고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5년 내 개량신약 30개 보유를 목표로 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비씨월드제약 또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2015년 13.9%, 지난해 14.3%로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연매출 6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제약사로서 아직까지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부광약품과 유나이티드제약의 적극적인 R&D 투자가 결실을 앞두고 있다”며 “중견제약사의 과감한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면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산업 구조에 귀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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