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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이른바 ‘웰다잉법’이 지난 2월4일 시행돼 벌써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의료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회 각계 의견이 받아들여진 ‘변화의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법령과 시행 시 준용해야 할 절차 상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벌써 모든 말기환자로 연명의료 대상을 늘리고 처분기준을 완화시키는 규정을 담은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의료현장은 기본적인 서식 자체도 제출하기 부담스러워 거북이 걸음을 걷고 있다.
현행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환자가 소생불능 상황이 왔을 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등 4가지 의학적 의료행위를 처음부터 시행하지 않거나 시행하던 시술을 중단할 수 있다.
여기서 쟁점은 본인에 의해 작성된 '사전의료의향서'나 의사가 환자의 의사를 듣고 작성한' 연명의료계획서'를 환자 본인에게 확인한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사전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병원 내 설치된 의료기관윤리위원회에 제출해 담당의사와 전문의 1인 판단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이 과정 자체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 반응이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담당하는 ‘연명의료정보처리 시스템’에 들어가서 의사가 직접 개인공인인증서로 사용자 신청을 하고 기관에서 승인을 해주면 다시 병원 인증서로 로그인을 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태블릿PC 호환성 문제도 존재한다. ‘갤럭시탭 10.1 버전’이 아니면 전자서명이 어렵고 아이패드는 작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중으로 공인인증 로그인, 태블릿 PC 호환성 문제와 함께 서식을 올릴때도 의사가 직접 전산입력을 하는 절차 자체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연명의료 결정법 시행과 동시에 터져 나왔다.
결국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은 지난 2월19일부로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을 선정해 ‘등록자’로 올리면 관련 절차 위임이 가능하다고 개선방안을 내놓았고 4월부터는 아이패드도 가능토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문제를 봉합하는 형태의 개선방안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력 수 자체가 부족한 병원 내 행정직원의 업무가 늘어난다는 또다른 불만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극심한 과도기 겪는 병원들 "답변받기도 어렵다" 부글부글
애초에 전산 시스템 자체가 완벽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이 시행됐고 이러한 상황 속 의료현장은 반응은 혼란, 그 자체였다.
A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법 시행 6개월 전부터 TF를 구성해 준비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제도가 시행되다보니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선도적으로 제도에 참여하려 했으나, 사실상 포기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행 3주차에 불과한데 관련 법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대상 환자 범위가 늘어나고 처벌이 완화되는 형태의 제도개선이 필요했고 그러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지만 과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9일부터 변경된 시스템에 의하면,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을 ‘등록자’로 올려 서식을 등록하는 것을 허용해 줬지만 실제로 업무부담은 더 늘어났다. 의사, 간호사에 이어 행정직원도 서식 받는 절차에 투입돼야만 하고, 스캔파일을 업로드 하고 수기로 관련 내용을 기입해야 하는 절차는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결과제인 서식 관련 절차도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데, 하나의 조각씩 끼워맞추는 식의 변화가 생기고 있어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정부와 소통이 직접적으로 가능한 A상급종합병원의 경우는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이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법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어떠한 형태로 연명의료를 진행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릴레이 회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식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구는 꿈도 못꾸고 있다. 윤리위원회 소집과 관련 비용과 연명의료 수가 문제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라고 덧붙였다.
연명의료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C종합병원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C종합병원 관계자는 “중복 인증 로그인 등 문제에 대해서 일부 해결방안을 내놓는 등 개선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지만, 현장은 혼란스럽다. 복잡한 절차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채널이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생연에 질문을 보내도 답변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 통화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서면으로 질의를 보내도 1주일째 답변이 없다. 일부 병원과의 소통만을 하려고 하는 문제는 당장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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