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베일에 가려졌던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이 전격 공개되면서 병원계가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이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진료권역 개편에 대해 정부가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고, 통보식 환자 중증지표 조정과 관련해서는 불가피성 언급만 거듭하면서 불만을 키웠다는 평이다.
실제 지난 6일 열린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 설명회가 종료된 후 참석자 대부분은 실망감과 함께 이번 개편안에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가장 큰 불만은 진료권역이었다. 사실 진료권역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진료권역 개편 카드를 만지작 거리면서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
복지부는 특정 대도시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되는 등의 문제점 해소를 위해 진료권역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는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터뜨린 뇌관으로 작용했다.
실제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서울지역 일부 병원의 경우 높은 점수를 받고도 상급종병에서 탈락하는 처지”라며 “이는 과도한 지역 배려에 의한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과연 일부 지역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 진입할 수준의 병원이 얼마나 되는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진료권역에 의한 피해의식은 경험해 보지 않은 병원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특정 지역 배려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특정 지역만을 위해 인위적 지정기준을 마련할 경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물론 일선 상급종합병원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병원들을 상심케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증환자 비중 축소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4주기 평가에서는 전체 입원환자 대비 경증질환은 16%에서 14%로 낮아졌고 외래는 17%에서 11%로 줄었다.
이에 대해 정부의 보장성 강화로 환자들의 대형병원 선호현상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료 거부권도 없는 병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시킨다는 지적이다.
상급종합병원들이 경증질환 환자를 진료할 경우 종별가산율 적용이 배제되고, 의료질평가지원금도 지급되지 않도록 한 정책이 불만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모든 책임을 상급종합병원에 전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병원의 평가기준 도입 등 패널티를 부여하는 정책만 쏟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증중질환 비중 강화 역시 불만이다.
4주기 평가부터는 전문진료질병군 환자를 21%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강화되고, 상대평가 기준의 경우에도 21% ~ 35% 구간별 차등배점을 30%~44%로 큰 폭으로 상향된다.
이에 대해 지방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병원도 중증질환 환자를 늘리고 경증환자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환자군 구조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번 개편은 너무 과도하고 급격한 확대”라며 “근원적 원인 해결도 없이 패널티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에 많은 병원들은 지쳐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입원전담전문의 등 처음 도입되는 예비지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아직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제도를 상급종합병원 평가기준으로 포함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인천 지역 대학병원 관계자는 “과도한 인건비 수준 및 원활한 채용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한계가 있어 적정 수가수준 산정 등 제도의 안정화 된 이후 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예비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5기 평가에서 도입하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며 “이는 특정 일부병원에 특혜를 주는 평가제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